유튜브 레볼루션(YouTube Revolution)과 수필의 적극적이고

다양한 독자 수용방법

 

최시선

 

1. 들어가며

 

  어느 날 나의 평상심은 여지없이 깨졌다. 주제가 유튜브 시대의 수필을 말하고 있다. 적잖이 당황 되었다. 흔히 좋은 수필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써야 하나 등 수필가호서의 역량 강화 방법 등을 제안할 줄 알았는데, YouTube Revolution’ 이라는 영문 개념을 내미는데 생소했다.

  알고 보니, 이는 미국의 로버트 킨슬과 마니 페이반이 공동 저술한 책 이름이었다. 우리나라에서 5개월 만에 초판6쇄까지 발행할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었다. 나는 당장 쿠팡으로 이 책을 구입했다. 부가제가 시간을 지배하는 압도적 플랫폼 이라고 되어 있다. 도대체 유튜브 시대와 수필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유튜브가 수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수필은 유튜브에 기대어 뭔가 변화를 모색할 수 있을까? 몇 몇 가지 질문이 화두가 되는 순간 나의 뇌는 혼란해지기 시작 했다.

 

2. 유튜브 레볼루션 시대와 수필

 

  책을 구입해서 읽기 시작 했다. 프롤로그 그 제목이‘모두가 모두와 연결되는 세상’이다. 저자는 “3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우리가 보고 일고 듣는 모든 활동을 정부나 독점기업들이 아닌 바로 우리 손으로 만들어 가는 세상이 됐다.··· 어느 순간엔가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전 세계의 모든 사람과 영상을 공유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대표 주자가 유튜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처럼 거리를 두는 것보다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부언했다. 한마디로 유튜브는 사람들에게 재미와 정보를 제공하는 산업 분야의 규칙을 재정립 했다는 것이다.

  유튜브는 접근성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을 바꾸었고 언어와 국경, 남녀노소, 세대를 초월하는 힘을 가졌다. 초등학생의 미래 직업으로 유튜버를 꿈꿀 만큼 아이들도 스스로 영상을 제작하고 소비하면서 발전 하고 있다. 매달 15억 명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하여 한순간에 세계적으로 유명인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한다. 그들은 순전히 디지털 세상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은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 이른 바 Z세대이다.

  저자는 이 책의 첫 장을 ‘스트림 펑크(Streampunk)의 부상’ 이라고 명명하면서 이에 대하여 설명 하고 있다. 스트림 펑크는 유튜브에서 ‘크리에이터’(Creator)’라고 하는 새로운 계급을 말한다. 말 그대로 ‘물줄기를 바꾸어 놓는 괴짜들’이라는 뜻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콘텐츠를 제작하여 세계인의 이목을 끌어내어 대단히 성공을 거둔 선구자 들이다. 예를 들어, 저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이 책의 서두뿐 아니라 제5장에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다루고 있다. 강남스타일이 5개월 만에 유튜브 최초10억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것은, 그만큼 노래와 어우러진 영상과 춤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있었기에 가능 했다. 결국 저자는 유튜브 시대라는 것을 은근히 강조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가 문제다. 수필을 어떻게 쓸 것인가? 수필인도 스트림펑크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하여 즉시 답하기란 어렵다. 답을 잠시 뒤로 미루고, 주제 발표자로서 수필에 대한 생각을 먼저 밝혀 보겠다.

  나는 중학교2학년 때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 호랑이 한 마리 쯤 나올법한, 하늘 아래 첫 동네 같은 시골에서 태어나 십리가 넘는 중학교를 다녔다. 그때 배웠던 국어책은 나에게 신선한 감동 이었다. 교과서에 실린, 시나 소설, 수필은 그야말로 금과옥조로 다가왔다. 나도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하고 턱을 고이며 밤하늘의 별을 보곤 했다. 도랑가에서 귀뚜라미가 울고, 이따금 땡감이 스레트 지붕을 강타할 때 부스스 눈 비비고 일어나 앉은뱅이책상에 앉아 시를 끄적거렸다. 그때의 시는 시랄 것도 없이 그냥 나오는 글이었다. 지금 읽어보면 웃음이 나오지만 그때가 생각나서 좋다.

  수필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도 했던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수필이 아니라 산문이다. 이상하게 각종 대회에서 시를 쓰면 떨어지는데, 산문을 쓰면 거의 최우수상이었다. , 그렇구나. 글도 적성이 있구나 하는 것을 그때야 알았다. 심지어는 군에 가서도 무슨 글쓰기에 응모를 했는데 초우수상을 받아 상금을 두둑이 받은 적이 있다. 그때도 수필이었다. 하여 나중에 혹시 본격적으로 글을 쓴다면 수필을 써야지 마음먹었고, 2006년에 문단에 데뷔하여 지금까지 줄곧 써오고 있다.

  나는 수필을 사랑한다. 참 좋은 문학 장르라고 생각한다. 최근 직장에 국어선생님 출신 교감선생님이 오셨기에 슬쩍 물어봤다. 수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그랬더니, 수필은 문학의 5대 장르 중에 하나이고, 요즈음은 수필이 대세라고 힘주어 말했다. 내가 직장 상사라서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 같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수필의 분량까지도 말했다. 길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럼 얼마 정도가 적당하냐고 물으니, 10매정도가 좋다고 했다. 그렇다 수필에 대해서는 누구나 말할 수 있다. 누구든지 자신의 입장에서 말할 테니까 다양한 수필 론이 있을 수 있다.

 

3. 수필의 적극적이고 다양한 독자와의 소통 방안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몇 날을 고민하다가 그제야 글이 나오니 말이다. 나는 글 쓰는 일을  ‘생각의 집을 짓는 일’ 이라고 생각한다. 살면서 뭔가 깨달음이 있다거나, 부딪히는 장면에서 감동이 일어났을 때 이걸 표현하고 싶다. 사람에 따라서 이것은 그림으로, 또는 음악으로 나타낼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이것을 글로 표현한다.

  생각이 일어났지만 아무렇게나 쓰면 그것은 잡문에 불과하다. 질서가 없고 생명력도 없다. 무슨 뜻인지 모르는 그런 글들 말이다. 따라서 이런 글은 감동도 없고 생명력도 없다. 문제는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형상화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문학적 형상화다.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추어야 하고 알맞은 비유와 상징을 넣어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나는 글을 쓸 때 주제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고, 무슨 집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를 사색한다. 주로 걸으면서 생각의 집을 지었다 부쉈다 한다.

  김우현 수필가는 “수필은 느낌과 생각이 마음에서 우러나 고이고 고여 절로 넘쳐서, 참을 내야 참을 수 없는 충동이 안 에서부터 굽이쳐 일어나, 드디어 신들린 듯한 상황이 되어 쓰여 진 수필이라야 참 수필이 될 수 있다. 이런 수필은, 필자는 담담한데 독자가 열을 올리게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이 말을 접하고 무릎을 쳤다. 어쩌면 그렇게 수필을 명징하게 정의했는지. 그러면서 그는 문학 중에서 수필만큼 작가의 개성을 요구하는 장르는 드물다고 덧붙였다.

 

  앞에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뒤로 미룬 것이 있다. 수필을 어떻게 쓸 것이고, 수필인도 스트림펑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었다. 유튜브 레볼레이션 시대에 이미 답은 나와 있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독자와의 소통 방안을 고심해야 할 때가 왔다. 아무리 좋은 수필을 써 놓고 컴퓨터에 저장하고 있으면 소장품에 지나지 않고, 발표를 해도 독자가 반응하지 않는다면 그냥 빛나는 옥에 불과하다.

  어떻게 할 것인가? 독자들이 읽게 만들어야 한다. 꽃만 피워 놓고 가만히 앉아 벌과 나비 찾아오도록 기다릴 것이 아니라, 꿀을 발라 향기라도 나게 해야 한다. 바로 그것이 독자들에게 접근 하는 적극적이고도 다양한 시도일 것이다.

  예를 들어, 유튜브에 배경음악과 함께 수필을 낭송해서 영상으로 올려놓는 것은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사실 나는 요즘 유튜브에 빠져 있다. 주로 강의, 노래, 연주 등을 많이 보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에 없는 것이 없다. 주제 발표 제안을 받고 유튜브에 수필 낭송은 없는지 검색해 보았다. 쾌나 있었다. 최민자 수필가, 피천득 선생의 수필은 물론이고,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수필을 자막으로 띄우며 낭송하여 올려놓았다. 물론 조회 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비하면 초라하다.

  충북수필문학회에서는 임형묵 작가가 자신의 수필을 낭독해서 올려놓은 것이 쾌나 있다. 그 중에는 유명 성우 황인용 씨가 라디오에서 낭송하여 전국 방송을 탄 작품도 있다. 임형묵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나름 잘 편집하여 유튜브에 올려놓았다. 이 작품은 ‘고추잠자리와 아버지’라는’수필인데 2010년 모 대회 공모전 당선작 이다. 아마도KBS 라디오 제2FM<임백천의 7080> 이라는 방송에서 낭송 할 만 한 수필로 선정 된듯하다. 바로 이런 것이 적극적이고 다양한 독자 수용 방식이다. 그냥 방송으로 끝내지 않고 유튜브 라는 플랫폼을 활용하여 독자들에게 더 다가가고자 한 시도이기 때문이다.

  어느 지역 수필문학회에서는 세미나를 하면서 수필 극을 하기도 했다. 회원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여 회원들이 역할극을 하고 있었다. 이런 것들이 유튜브에 올려져있는 것도 참 신선하다. 수필을 그냥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수필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이 되어 작가 정신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또한 수필의 좋은 단락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랩이나 판소리로 제작하여 독자에게 다가갈 수도 있다. 유튜브는 아니라도 자신의 수필을 오디오 북 으로 엮어낼 수도 있다.

  나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솔직히 유튜브에 영상으로 제작하여 올려놓는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앞으로 영상 편집 기술을 익혀 해 볼 작정이다. 대신 나는 수필을 발표하면 꼭 SNS에 올린다.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말이다. 사람들이 종이 신문이나 인터넷 스크랩을 통해서도 읽겠지만, 페이스북이나 카스는 불특정 다수가 접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인터넷에 떠 있는 것을 SNS에 공유 하는 방식인데, 올려놓으면 적어도 120명 이상이‘좋아요’를 누르고 2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린다. 나 나름대로 독자와의 소통 방식이다. 참고로 페북의 내 친구는 최근 3천명이 훨씬 넘었다.

 

4. 나오며

 

  수필 시대라 한다. 내가 수필가라서가 아니라 그럴 만하다. 시는 난해하여 뭔지 몰라 읽지 않고, 소설은 길어서 읽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기에 수필은 요즘 시대에 딱 맞는 문하 트렌드다. 중요한 것은 수필이 스트림펑크가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 한다.

 

 

  첫째, 좋은 수필을 써야 한다. 수필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닌, 쓰기 힘든 장르로 인식시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우현 작가의 수필에 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해 보면 좋겠다.

둘째, 손바닥수필 같은 ‘짧은 수필을’을 시도하여 유튜브 등 인터넷 플랫폼에 올리면 좋겠다. 좋은 수필을 엄선하여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에서 영상으로 제작하여 올리는 것도 생각해 볼만 하다. 영어로 번역하여 함께 자막으로 올리면 세계인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무엇보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수필이 많으면 좋겠다. 꼭 교과서에 실려야만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에서 소문이 나 젊은이들이 스스로 책방으로 달려가 주저 없이 수필집을 사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 <>

 

 

2006년 월간 문예사조 수필등단

CJB청주방송 제5TV백일장 수필 장원

한국문인협회, 충북수필문학회 회원, 청주문인협회 부회장

저서《청소년을 위한 명상 이야기》《소똥 줍는 아이들》《내가 묻고 붓다가 답하다》

수필집《삶을 일깨우는 풍경소리》진천 광혜원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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