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를 관람하고

2019.05.31 16:37

김길남 조회 수:6

청와대를 관람하고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길남

 

 

 

 

 

 청와대는 대통령이 집무하며 국정을 펴는 곳이다. 모든 정책이 청와대에서 나온다. 독재정권 시절에는 가볼 수 없는 곳이었다. 아무나 들어간다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언제 불순분자가 나타나 대통령을 가해할지 모르므로 감히 개방할 수 없었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민에게 공개하게 된 것이다. 단 미리 신청을 하여 허가를 받고 신원을 확인해야만 방문할 수 있다.

 우리 전북수필문학회원 74명도 이런 절차를 밟고 청와대에 들어갔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비표를 받아 목에 걸고 검색대를 거쳤다. 먼저 홍보관에 들어가 영상을 보며 대통령의 활동을 짐작했다. 이어 안내하는 대로 녹지원, 수궁터. 본관, 영빈관, 칠궁을 거쳐 사랑채에서 청와대 방문을 마쳤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겉만 보고 끝난 것이다. 한마디로 건물과 정원과 수목들만 보고 나왔다.

 대통령의 집무 모습이야 볼 수 없겠지만 여민관이라도 일부 개방하여 나라를 위하여 일하는 비서관들의 모습이라도 보았으면 했다. 알고 싶고 보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홍보관에서 청와대 근무 인원이라도 알려 주었으면 했는데 그 것도 비밀인가 알려주지 않았다. 국빈을 맞이하고 대접하는 상춘재는 겉모습도 볼 수 없었다. 한옥으로 잘 지었다는데 못 보았다.

 본관은 인왕산을 등지고 자리 잡아 명당 터 같았다. 유명한 치마바위도 보이고 안온한 느낌이 들었다. 본채와 좌우별채로 구성되었고 2층인데 15만 개의 한국 전통기와로 이었다. 중앙에 현관이 있으며 1층에 인왕실, 2층에 대통령 집무실, 접견실, 집현실, 백악실 등이 있다한다. 앞마당은 국빈을 영접할 때 의장대 사열을 할 수 있었다. 좋은 곳에 살면서, 왜 청와대에 들어온 사람은 모두 뒤끝이 좋지 않은가 의심이 갔다. 본인의 처사가 잘 못 되어서이지 터가 나빠서 그럴 리는 없으리라 생각되었다. 포토지점에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다.

 마지막 들른 사랑채에서 대통령의 집무 모습을 흉내 내는 탁자에 앉아 사진 한 장 찍은 것이 기념될 만했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왔다. 역대 대통령들의 발자취를 볼 수 있었는데 내가 모두 겪은 사람들이라 보고 싶지 도 않았다.

 청와대를 보고 느낀 점은 매우 넓다는 것이다. 내 상상으로는 큰 학교만한 넓이로 여겼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나와 수석들이 근무하는 여민관까지 가는 데는 빨리 걸어도 10여 분을 걸릴 것 같았다. 그러니 게으른 대통령은 재가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았다. 대내에서 승용차라도 이용하고 싶었을 게다. 나라의 얼굴이므로 정원과 나무를 아주 잘 가꾸었다. 어디에도 잡초하나 없었고 휴지 한 장 떨어지지 않았다. 잔디도 자주 깎아주어 좋았고 스프링클러로 물을 주었다. 방문자들도 여러 팀이 섞였는데 질서를 잘 지키고 안내자의 지시를 잘 따라주어 무리가 없었다.

 옛날에는 국정의 중심이 장관이었다. 그래서 장관의 동정이 언론에 자주 나왔다. 나도 장관 이름을 모두 알 정도로 활동이 많았었다. 그런데 요즘은 청화대의 수석들이 중심이 되어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장관들 이름은 나오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어떤 부의 장관이 누구인지 거의 모른다. 청와대가 중심이 되어 권력이 모인 느낌이다. 이런 것은 좋은 방향이 아니려니 싶다. 정책은 청와대에서 나와도 집행은 행정부에서 해야 맞다. 장관이 수석에 휘둘리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고 본다. 권력은 분산해야지 집중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정책이 나오는 곳이 청와대이니, 어려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묘책을 찾아서 나라가 반석 위에 올려졌으면 좋겠다. 수출 길도 넓혀지고, 일자리도 늘어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노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마음에는 어떻게 하면 국민이 편안하고 즐겁게 살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추어졌으면 좋겠. 모두 노심초사하겠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는 마음은 애국뿐이다.

 기온은 30도 가까이 오르고 한 바퀴 도는데 시간도 많이 걸려 힘이 들었다. 국정의 수부를 둘러보았지만 아쉬움이 많았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여기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이 낮은 자세로 일하여 국민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정책을 펴기를 바란다.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끼며 돌아온 청와대 방문이었다.

                                            (2019.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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