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일흔

2019.07.12 06:42

이우철 조회 수:5

내 나이 일흔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이 우 철

 

 

 

 

 

 아침이면 습관처럼 산에 오른다. 가까운 곳에 산이 있다는 것은 즐거움이요 행복이다.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조용히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다. 능선을 오르다 보면 숨어있던 때까치가 인사를 하고, 뻐꾸기가 낭랑한 소리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준다. 나무가 꽃을 피우고 한여름의 푸르름을 자랑하듯, 못다 이룬 꿈을 찾아 나서야 한다.

 

 내 나이 일흔, 그동안 먼 길을 달려왔다. 윗대의 할아버지 아버지의 자리를 내가 차지하게 되었으니 굳이 내세우고 싶지 않은 연륜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아들이 아들을 낳아 나도 어느덧 할아버지가 되어 그 어른들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어쩌다 어른이 될 준비도 없이 살아 왔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삶의 여정이기에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살면서 어찌 좋을 일만 있었을까? 돌아보면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 때가 아름다웠고, 멀고 험했지만 아련한 즐거움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사고와 질병 가운데서도 우리 형제는 물론 가족들이 무사히 지내온 것은 하나님의 축복이다. 어릴적 보리밥과 산나물을 먹으며 내성이 강해졌고, 자가용이나 자전거도 없던 시절 숨 가쁘게 뛰어다니며 신체는 더욱 건강해졌다.

 

 비록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생활환경이 좋아져서 수명이 길어졌지만 고혈압과 당뇨, 암 등 불치병 환자는 계속 늘어가고 있다. 어떻게 해야 노후를 건강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야 보람이 있을까, 늘 자신에게 묻는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듯이 생각이 초롱초롱 녹슬지 않도록 다듬어갈 수 있다면 기쁨과 즐거움이 다가올 것이다. 밀려오는 파도를 거부할 수는 없지만 감당할 만큼 준비하면서 살 일이다.

 

 이제 고희를 맞으며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작은 다짐을 하려 한다.

 첫째, 신앙 안에서 참다운 기쁨을 찾아야겠다. 지금까지 삶의 길을 인도해 주셨던 하나님은 앞으로도 안전한 길로 인도하시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해져야겠다.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지만 마음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한다’고 했다.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매사를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또 먹는 것을 잘 조절하여 가능한 한 육식을 피하며 알카리성 식품으로 체질을 변화시켜야겠다. 동맥경화, 뇌경색의 원인이 주로 식생활에서 오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걷기와 등산 등 운동을 즐겨야겠다. 여럿이 할 수 있는 베드민턴과 탁구 모임에도 가입해야겠다.

 

  셋째, 취미활동으로 틈틈이 익혀온 서예와 수필쓰기를 쉬지 않고 계속해야겠다. 특히 수필을 배우며 참다운 즐거움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았다. 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니 절차탁마의 심정으로 쉼 없이 정진할 때 수필은 나에게 보람을 안겨 줄 것이다.

 

 넷째,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이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국가와 사회에서 받은 축복을 되돌려주며 참다운 보람을 찾아야겠다. 일주일에 한나절 정도는 나의 에너지를 이웃들에게 나누어주어야겠다.

 

 이 네 가지가 고희를 맞으며 나 자신과 한 약속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표를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겠다. 한여름 무성한 나뭇잎이 더위를 식혀주고 가을에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듯 아쉬운 노후를 준비하고 싶다. 오늘의 작은 꿈이 잘 이루어지기를 소망해본다.

                                                                (2019.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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