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살든 하루 살든 죽음의 무게는 같다

2019.07.17 06:55

김태경 조회 수:7

100년 살든 하루 살든, 죽음의 무게는 같다
  • 김태경

   
김학 수필가 열다섯 번째 수필집 ‘하루살이의 꿈’

“수필은 나에게 항상 기쁨과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준다. 수필이 있어서 나의 노후는 편안하고, 수필이 있어서 나는 외롭지 않다. 수필이 내 곁에 있기에 담배와 술이 나를 떠나도 나는 슬프지 않다.”

수필과 사랑을 나눈 지 반백년이 훨씬 지났다고 말하는 김학 수필가가 희수를 맞아 열다섯 번째 수필집 <하루살이의 꿈>(도서출판 청명)을 펴냈다.

윤항기의 ‘나는 행복합니다’는 김 수필가가 요즘 매일 즐겨듣는 노래다. “늘 수필과 함께 살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노래하며 이 유행가의 노랫말처럼 늘 행복하고 즐겁게 살고 있다고.

이번 수필집은 △전라도 정도 1000년을 맞으며 △세계인의 겨울축제, 평화올림픽 △태국 여행기 △춘향골 남원을 생각하면 △일흔일곱 살 △설날 풍경 △나의 수필 쓰기 등 총 7부로 나눠 67편의 글을 담았다.

그 중 이번 책의 이름이기도 한 ‘하루살이의 꿈’에서는 100세 시대를 사는 ‘만물의 영장’이 바라본 하루살이의 생을 주제로 한 진지한 고찰을 읽을 수 있다. 이름에 맞지 않게 하루 24시간 중 고작 2시간 가량만 산다는 이 생명체에게도 희로애락의 감정이 있을지, 있다면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한 것 투성이다. 동물이나 식물, 목숨이 있는 존재는 모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한다.

미물을 통해 ‘생자필멸(生者必滅)’의 이치를 깨달은 김 수필가는 “수명이 길건 짧건 꼭 한 번은 죽어야 한다. 죽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이 지구상에 존재한 생물들의 죽음은 똑같이 슬프다”고 썼다. 백년, 천년을 살아도 하루도 채 다 살지 못하고 가는 하루살이의 죽음을 낮게 볼 수 없다는 말이다. 하루를 살든 100년을 살든 결국 ‘유(有)가 무(無)로 돌아갔다’는 단순한 진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책의 앞과 뒤 표지화는 김학 수필가의 손녀 윤서 양이 직접 그렸다. 지난 번 열네 번째 수필집 <쌈지에서 지갑까지>에 이어 두 번째다. 유치원생인 손녀의 산뜻하고 독창적인 그림솜씨를 세간에 자랑하고픈 할아버지의 애정이 담뿍 묻어난다. 할아버지의 글과 손녀의 그림이 만나자 ‘조손합동’의 걸작이 탄생한 듯싶다.

임실 출신인 김학 수필가는 전북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전주해성중·고 교사와 서해방송 프로듀서, KBS 전주방송총국 편성부장을 지냈다. 목정문화상(문학 부문), 전주시예술상, 대한민국 향토문학상, 한국현대문학 100주년 기념 문학상 수필집 부문 금관상, 원종린 수필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그간 수필집 14권과 수필평론집 2권을 선보였다. 지난 2001년 9월부터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수필강의를 시작하며 수필 전도사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전담 교수를 맡아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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