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의 맥을 잇는 여인

2019.07.22 05:41

김용권 조회 수:7

한복의 맥을 잇는 여인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김용권

 

 

 

 

 한복은 우리나라 고유의 옷이며 세계적으로도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한복이 우리나라에서 외면 받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결혼예식 때 잠깐, 명절에 한 번정도 찾는다. 그러나 한옥마을에서 젊은이들이 한복을 입고 거리를 거니는 모습이 곱게 보인다.그중에는 외국인들도 보이는데, 그들은 무슨 마음으로 입어보는지 모르겠다.  

 한복의 멋은 선의 아름다움에 있다. 특히 여인들이 한복을 입고 움직일 때 생기는 많은 선들이 겹칠 때 정말 아름답다. 옛날에 비해 색상뿐 아니라 고급화된 옷의 질이 높아져서 더욱 돋보인다. 이런 한복을 아이들이 선택한다기에 우리 부부도 동행을 했다.

 

 "엇! 우리가 어디서 봤지요?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습니다. 어디서 봤더라?"

여인은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초면이지만 범상치 않아 보였다. 깔끔하고 특이한 옷매무새와 머리모양이 이채로웠다. 인상 또한 맑고 강렬했다.

 

 서울 한복판 현대식 건물 외관을 옛날 기왔장으로 장식한 건물이 눈에 밟혔다. 나와 아내도 고 기와를 그냥 보고 가기에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렇다. 서울의 빌딩숲속에 고 기와로 건물벽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특이하고 생소한 아이디어였다. 무슨 집일까? 살펴보니 그곳은 우리가 찾아다니던 한복집이었다. 내부 사무실 환경도 이런 저런 한복집이 아니었다실내장식도 한옥 멋을 살린 서까래, 한편에 다례방을 구성하고 벽면에는 옛 민화로 장식되었다. 또 잘 진열된 한복들이 다른 집들과는 달리 뭔지 모르게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그 여인은 이곳의 사장, 한복장인, 디자이너, 원장님이시다. 때마침 미장원에서 머리를 하다가 연락을 받고 오느라 머리에 맵시있게 수건을 두른 모습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아내와 몇 마디를 나누더니 십년지기나 된 것 같은 모습이다. 서로 고향 묻더니 전주와 부산, 호남과 영남의 만남이라며 웃었다바로 보면 이렇게 나라의 주인들인데 어찌하여 선거철만 되면 너무 벗어난단 말인가? 우리 아이들도 저렇게 잘 어울리는데 말이다.

 아이들의 옷매무새가 참 고와 보였다. 옷이 주인을 잘 만났다. 원장님의 얼굴에도 미소가 환하다. 제대로 된 임자를 만났다고 연신 옷매무새를 치장한다. 옷을 입는 자나 옷을 입혀주는 모습이 서로 행복해 보였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도 한마음이었다. 참 곱다, 멋지다, 감탄의 표현들이 태양빛을 듬뿍 머금은 해바라기처럼 만발했다. 내가 보기에도 우리의 한복이 우아하고 단아한 옷인 줄은 익히 알고 있지만 오늘 만큼은 어떠한 찬사를 늘어놓아도 좋을 것 같았다. 참으로 고왔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한복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실 생활에서는 아직 거리가 있다. 한복을 만드는 장인뿐 아니라 젊은 장인들이 한복의 보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서 찬사를 보내고 싶다.

 

 며칠 전 한국여인미인대회에서 한복경연이 펼쳐졌는데 한복 전통성에 많이 위배되었다고 된소리를 맞았다. 나는 한복을 발전시키고자 열린 사고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자 노력중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2019.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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