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은 한글날

2019.10.09 05:56

곽창선 조회 수:56

10월 9일 한글날  

   신아문예 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곽창선

 

 

 

 

 

 한글날은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워 주신 세종대왕께 고마움을 표하고 그 의미를 자축하는 날이다. 세계의 수많은 문자 중, 언제 누가 왜 만들었나 하는 이력이 명확한 문자는 훈민정음이 유일하다. 이러한 문자를 창제하고 계승 발전시킨 선조들의 빛난 노고에 감사드리는 뜻 깊은 날이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로 그 소임을 다하기까지는 수많은 학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의 글이 거듭 날 수 있었다. 내선일체를 강요한 일본의 강압 속에서도 굽히지 않고 주시경 선생을 필두로 조선어학회를 만들어, 맞춤법통일안과 표기법 등을 고안 우리 말 큰 사전의 기초를 닦았다.

 

 훈민정음은 1443년에 창제되고 1446년에 반포한 우리말글의 원본이며, 세종대왕의 백절불굴의 애민정신의 결과였다. 세종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태종의 셋째아들로 태어났다. 당시 상황으로는 왕위에 오를 수 없었으나 세자 양녕의 방탕, 효령의 무능으로 왕위에 오르게 되었으니, 어찌 보면 우리 민족에게 하늘이 내려준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태종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즉위한 세종은 선왕께서 닦아놓은 토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국정을 수행하던 중 왕의 뜻이 백성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알기 쉽고 쓰기 편리한 문자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새로운 문자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었다. 당시 사대주의 사상이 팽배하여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과 조정대신들의 집단 반발을 설득해야 하는 등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이런 악조건을 무릅쓰고 시작은 환관과 서리를 중심으로 창제작업을 진행했다. 차츰 세종의 깊은 뜻에 동참하는 집현전 학자가 늘어나며, 성삼문 신숙주 등의 참여로 체계적이며 능률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세종 25년에 음운문자, “자음 17자와 모음 11자를” 발명하게 된다. 자음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으로, ㄴ은 혀가 꼬부라지는 모양, ㅁ은 입모양, ㅅ은 치음, ㅇ는 목구멍 둥근 모양을 본 따고, 모음 ,는 하늘, -은 땅, l은 사람의 형태를 보고 만들었다고 한다. 훈민정음은 최초 28자였으나 초성(3) 중성한자가 폐기되고, 24자의 자음과 모음이 우리글의 근본이 되었다.

 

 창제된 지 3년만인 1446년에 반포되었다. 반포시 발문은 한문으로 쓰였었다. 반대파들을 이해시키려는 뜻이었다고 하니, 과정에 숱한 험로가 있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세종은 반포된 글을 사용하여 용비어천가, 석보상절, 월인청강지곡을 쓰고,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만천하에 증명하게 되었다.

 

 글이 창제된 후에도 한문은 진서 우리글은 언문이라 천시하는 양반사회의 의식구조에 널리 쓰이지 못하다가, 1894년 갑오개혁을 맞이하여 외국과 교류하면서 공식 국가문자로 대접을 받게 되었다니 다행한 일이었다. 해방 후 문맹율이 80%가 넘었으나 국민교육이 의무화되고 기독문화가 전파되면서 오늘날 문맹율 제로 시대가 도래하며 국운상승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글이라 최초 부르게 된 과정은 한글연구의 선각자 주시경 선생의 노고가 숨어있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 글의 보존을 위해 국어연구회를 발족하고 1911년 배달 말글 모음을 운영하다가 19133월 '한글모로학회'란 이름으로 고치게 된다. 이때부터 한글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글날은 1921년 조선어학회(지금의 한글학회)가 제정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192611월 '가갸날'을 기념한 것이 효시라고 한다. 요즘 관심을 모아온 훈민정음 해례본(성주본)이 발견되면서 이 책에 훈민정음 반포일이 1446119일을 상한으로 기록됨에 따라 1945년부터 상한上澣(1일부터10)의 끝날인 9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하여 109일이 한글날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예의'와 '해례'를 합쳐 놓은 책이며, 언해본은 해례본의 주요내용을 한글로 풀어쓴 책이다. 예의는 세종대왕이, 해례는 집현전 학자들이 썼다. 예의는, 문자를 만든 이유와 자음 모음의 음가 운용법을, 해례본은 원리를 해설한 내용이다.

 

  훈민정음은 이렇게 발전을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관광지에는 한자나 영어로 된 많은 간판이 걸려있고잦은 철자법의 변화에 따르기가 쉽지 않다. 더욱 남북이 70여 년 분단되면서 글의 뜻이 왜곡되고 있어서 언어통일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서 말과 글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니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글이 있어 쓰고 의견을 전할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일상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생명줄과 같은 우리 말글의 창제와, 계승발전에 노력해온 분들의 노고에 더욱 고개가 숙여지는 이유다.

                                                                                                 (2019,10,9.)

 

 

 

◆ 상한上澣= 나라시 열흘에 한번 씩 목욕을 하는 휴가를 주었다는 데서 유래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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