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를 배우면서

2019.10.20 13:16

최동민 조회 수:59

하모니카를 배우면서

                                                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최동민

 

 

 

 

 

  오귀스트 르네 로댕은 ‘위대한 예술은 언제나 고귀한 정신을 보여준다.’고 했다. 위대한 예술이 아니더라도 ‘예술을 즐기면서 생활하면 얼마나 고상하고 행복할까?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그림이나 즐거운 음악이나 멋진 운동선수들의 기교를 보고 감탄하며 즐거워하는 것은 예술이 주는 가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예술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것이다. 그 중에서 음악은 우리 생활과 더욱 밀접한 영향을 준다. 하모니카는 다른 악기에 비하여 아주 작은 편이다. 소지하기 쉽고 음색이 특이하여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

   예전에 하모니카 소리가 라디오에서 나왔다. 이 소리는 천사의 음성처럼 들렸다. 끝까지 놓치지 않고 들었다. 하모니카 소리는 선율이 경쾌하고 부드러워 나의 가슴을 언제나 찡하게 울렸다. 가끔 '오빠생각'이란 노래가 나오면 언제나 내 마음은 하늘을 나는 것처럼 붕 떠 있는 듯했다. 나는 하모니카소리에 사로잡혔다. 어찌하면 저렇게 아름다운 소리가 날까, 궁금하기도 했다. 나도 하모니카를 불며 즐거운 마음을 언젠가 표현해 보고 싶었다.

  어느 날 우연히 길가의 상점에서 하모니카를 하나 샀다. 가격이 비싸지도 않아 좋았다. 기본음과 부는 법을 표에 그려서 안내했다. 안내서대로 불어보니 어렵지 않게 기본음을 불 수 있었다. 꿈에 그리던 악기를 접하고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쉬운 동요를 더듬더듬 부르면서 기본음을 익혔다. 여러 번 해 보니 노래가 저절로 불어졌다. 이제는 아는 노래는 쉽게 부를 수가 있었다. 자주 부르는 '고향의 봄'을 베이스도 넣어가며 즐겨 불렀다. 때론 조용한 오솔길을 산책하며 생각나는 동요를 끊임없이 불며 걷기도 했다.

  어느 날 하모니카 강의를 주민센터에서 무료로 해 준다며 함께 공부하는 문우가 권유했다. 마침 집에서 멀지 않아 좋았다. 그 곳에 나가 보니 나이가 지긋하신 예쁜 여선생님이 가르치는데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지도해 주셨다. 배우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초보자들이었다. 그래서 기본적인 음계부터 시작했다.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서 함께 연습하며 익혔다. 기본 음계를 익히고 집에 돌아 와서 책을 펴 보니 아는 노래가 많았다. 악보를 보지 않고도 불 수 있는 곡도 많았다. 책을 보며 아는 노래는 한 번씩 불어봤다.    

  하모니카를 공부하는 시간이 재미있었다. 선생님은 지도한 곡을 일일이 확인했다. 꼼꼼하게 확인하는 선생님의 지도 방법이 좋았다.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 있게 불었다. 선생님은 나에게 처음이 아니라며 전에 많이 불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아주 잘 했다고 칭찬을 해 주었다. 기분이 아주 좋았다. 옆 짝궁이 언제부터 했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전에 조금 불었다고 했다. 한 학기가 끝날 즈음 우리 반 학생들은 제법 노래를 즐겁게 불었다. 처음에는 계명도 잘 몰라 더듬거리던 학생들이 이제는 악보도 보지 않고 배운 노래를 가락에 맞춰서 잘 불었다.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다. 입술이 마르면 물을 마시면서 모두들 열심히 배우고 익혔다.  

  어느덧 한 학기가 지나갔다. 여름방학 때는 집 근처의 인후동 문화센터에서 베이스 특강을 한다고 했다. 선생님을 따라 기본적인 베이스 기법을 배웠다. 내가 알고 있었던 베이스 기법을 폭 넓게 익혀서 여러 가지 주법을 활용해 보아야겠다. 많은 주법을 활용하는 것은 나름대로 능력과 노력에 달려있다. 하모니카 연주가 한층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여름방학 때 배운 베이스 기법은 나에게 또 다른 계기가 되었다. 이제까지의 연주를 더욱 전문화 할 수 있고 수준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음악은 메마른 정서를 윤택하게 해 준다. 아내도 음악을 오랫동안 해오던 터라 기타와 함께 합주도 하며 즐겁게 연주했다. 우리의 생활이 더욱 활기차고 즐거워 졌다.

 

  이제 하모니카는 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오늘은 임실에서 치즈축제에 맞추어 전라북도 이순테니스 대회가 있는 날이다. 여기에 참가했다. 한 경기를 마치고 다른 사람이 경기를 하는 동안 한쪽에 앉아서 하모니카를 불어 보았다. 혼자서 즐기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반응이 좋았다. 주변의 요청에 따라서 대기하는 사람들 앞에서 내가 좋아하는 '봉숭아'를 불었다. 다들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이어서 두세 번 더 불었다. 여러 사람 앞에서 연주를 자주해 보아야 좋다고 해서 염치불구하고 해보았다. 주변사람들의 칭찬을 받고 보니 조금 쑥스럽기도 하고 자랑스러웠다.  

  저녁을 먹고 전주역 첫마중길로 산책을 자주 나간다. 밤의 야경이 참 아름다웠다. 이곳에서 가끔 공연도 하며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마침 행사가 있어 사람들이 많았다. 시내 주민센터에서 대표로 나와 춤과 노래를 자랑했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열심히 공연하는 모습이 좋아 끝까지 관람했다. 공연이 끝나니 사람들이 흩어졌고 더욱 산만해 졌다. 어느 조용한 벤치에 앉아서 하모니카를 불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오빠생각', '봉숭아'를 가락에 맞춰 은은하게 불렀다. 내가 처음 반했던 노래들을 즐겨 불었다. 이 노래는 가사가 좋아서 옛 고향의 향수가 묻어난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좋았으리라.

  농장에는 일이 끊없이 많다. 고된 일이지만 고된 줄 모르고 즐겁게 작물을 심고 가꾼다. 한 가지 일이 끝나면 커피도 한 잔 하면서 휴식시간을 즐긴다. 이 때도 하모니카를 꺼내어 즐겨부르는 곡을 한 두곡 부르곤 한다. 역시 음악은 참 좋다. 음악을 듣거나 연주를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 지고 즐거워진다. 우리 생활에서 음악은 활력소 역할을 하는 게 틀림없다.

  이제 하모니카를 통해서 더욱 즐거운 생활이 되길 희망하면서 주변의 형제들과 아들, , 손자, 손녀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싶다간단한 악기 연주로 더욱 활기차고 행복한 생활이 이어졌으면 한다. 손자 손녀에게 동요를 함께 부르며 하모니카 연주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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