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 행복통장(80)]

2020.01.13 21:35

김학 조회 수:54

[김학 행복통장(80)]

2남1녀의 효도 경쟁을 보며

김 학

“♩♬♪♫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 ♩♬♪♫ (이하 생략)”

나의 아들딸 2남1녀도 어느새 4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큰아들은 마흔일곱 살이고 작은아들은 마흔여섯 살이며 고명딸은 마흔 네 살이다. 아들과 딸 3남매가 경쟁하듯 효도를 하니 우리 부부는 행복하기 짝이 없다.

큰아들과 고명딸은 서로 두 달에 한 번씩 전주까지 우리 부부를 찾아온다. 본인들은 두 달에 한 번씩이지만 우리 부부는 매달 한 번씩 아들이나 딸을 만나게 된다. 한 집에서 함께 사는 것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자주 만나는 셈이다. 그러나 미국에 사는 작은아들은 잘해야 1년에 한 번쯤 만날 수 있다. 대개 1년에 한 번쯤 우리나라나 타이완으로 출장을 오기 때문이다.

3남매가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니 수시로 통화를 하거나 보이스톡으로 소식을 주고받기에 멀리 떨어져 살지만 옆집에 사는 기분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고명딸은 제 엄마와 친구처럼 살갑게 지내니 딸과 통화를 하고나면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또 그 딸아이는 매달 20여 가지씩 갖가지 식품과 살림에 필요한 도구들을 e-마트에서 주문하여 택배로 보내준다. 큰아들 역시 매달 월급날이면 장보기를 하여 보내준다. 가까이 살면 모시고 나가서 식사라도 대접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하니 다양한 먹거리를 택배로 보내준다. 미국에 사는 작은아들은 무심한 것 같았는데 지난해 12월 24일에는 휴가를 얻어 혼자 귀국했었다. 지난해 11월 1일자로 스탭 엔지니어(staff engineer)에서 시니어 스탭(senior staff)으로 승진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혼자 귀국하여 전주에서 이틀 밤을 자면서 우리 부부를 모시고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대접하고 비싼 겨울용 오버코트도 하나씩 사주었다. 또 서울에서는 처가댁에서 이틀 밤을 자면서 장인장모를 모셨다. 그리고 서울에 사는 형과 여동생도 맛집에 초대하여 식사를 하며 밀린 대화를 나누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비행기요금만 해도 3백만 원 가까이 들었을 텐데 뭣 하러 왔느냐고 했더니 통장에 돈을 보내주면 쓰지 않을 것 같아 직접 휴가를 얻어 귀국했다고 한다. 말만 들어도 흐뭇했다. 우리 3남매의 효심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그러니 우리 부부는 행복하다.

위로 아들형제는 똑같이 1남1녀를, 딸은 아들만 형제를 낳았다. 그러니 우리 부부에겐 손자손녀가 모두 여섯 명이나 된다. 매주 일요일 밤마다 손자손녀들과 통화를 하면서 집안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지난해던가? 나는 이들 2남1녀에게 ‘할아버지 장학금’ 천만 원씩을 보내준 적이 있다. 그 돈은 손자손녀들의 공부에 만 사용하라고 용도를 정해준 적이 있었다. 미국에 사는 작은아들은 그 돈으로 동윤이와 윤서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할아버지 장학금’이 제대로 쓰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오는 3월이면 큰손자 김동현과 외손자 안병현이는 고등학생이 되고, 9월이면 미국 손자 김동윤이는 중학생이 된다. 해가 바뀌고 손자와 손녀가 자라면 이 아이들이 장차 어떤 인물이 될 것인가 기대가 된다.

(2020.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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