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2 13:08
행촌수필, 은빛수필 이윤상
쓰레기장에서도 장미꽃은 핀다. 비영어권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의 역사를 새로 썼다. 영화제작에 관해서 아무 상식도 없고 문외한이지만, 전주에서 촬영한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이 되었다는 보도를 보니 눈이 번쩍 뜨였다. 내가 사는 전주가 세계적인 영화촬영도시로 떠오르게 되었다니, 얼마나 놀라운 쾌거(快擧)인가? 2월11일 중앙일보는 1면에서 6면까지 온통 기생충 수상기사로 도배를 했다. 2018년에 전주영화촬영소 세트를 짓고 5개월 여간 기생충영화 60%를 촬영했다고 한다. 영화 속의 중심 스토리가 전개되는 박 사장 고급 저택과 가든파티 장면 등은 야외 세트장에서 촬영되었다고 밝혔다. 야외도 전주 평화동 pc방에서 극중 인물 기우, 기정(최우식. 박소담) 남매를 촬영했고, 원광대학교 병원에서 마지막 장면인 병원 장면을 촬영했다고 한다.
전주시 상림동에 2018년 4월 개관한 전주영화촬영소는 5만6천800㎡ 부지에 지하1층 지상2층 규모로 J1스튜디오와 2층 규모의 J2스튜디오, 2층 규모의 야외촬영 세트를 조성했다. 전주는 일제강점기부터 특히 6.25 전쟁 이후 영화 촬영소로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제조업 산업시설이 빈약한 전주에 첨단 영화산업의 다양한 촬영세트장이 있다는 것은 전주의 자랑거리가 아닌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2월 9일 오후 미국 로스안젤레스 돌비극장에서 개최된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개 부분을 싹쓸이 하며 올해 아카데미에서 가장 많은 수상을 한 영화로 우뚝 선 쾌거를 이루었다. 영화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올해 제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데 이어 오스카상까지 받았다.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된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 한국영화가 아카데미 트로피를 받은 것 자체도 처음 일이다.
특히 “기생충”은 외국어영화로는 처음으로 최고 권위의 작품상을 거머쥐며 오스카상의 새 이정표를 새겼다. 한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과 국제영화상을 동시에 받은 것도 새로운 기록이다.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 “기생충”이 칸, 골든글로브. 아카데미라는 관문을 뚫었다고 극찬을 했다. 기생충에서 다룬 빈부양극화란 주제는 국경을 넘어 공감대를 얻었다. 봉 감독 자신의 표현대로 “자본주의 심장 같은 나라 북미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고 했다.
영화 기생충의 숨은 주역이 CJ 그릅 이미겅 부회장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봉 감독의 후원자로 CJ 그릅의 이재현 회장을 빼 놓을 수 없다. CJ 그릅은 25년 동안 한국영화의 글로벌 도전을 물밑 지원해 왔다. 그동안 CJ가 문화사업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7조5천 억원 규모라 한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과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었다, 봉 감독의 “마더" "설국열차” “기생충”까지 모두 CJ가 투자 배급을 맡았다고 한다.
이준동 전주영화제 위원장은 한국영화가 이제는 변방의 영화로 인식되지 않고 주류의 영화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할리우드와 아카데미에서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제 전주하면 영화 기생충을 찍은 도시라는 인식이 온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기생충 촬영세트장을 찾는전주 방문객들이 새봄이 되면 몰려올 것 같다. 몇 주 전에 상영된 “남산의 부장들” 이란 영화도 작년에 전주에서 촬영하여 유명세를 날렸으니 앞으로 더 많은 영화들이 전주에서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20. 2, 11. 영화 기생충 4관왕 수상을 보고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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