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코트와의 약속

2020.02.25 12:18

하광호 조회 수:3

테니스코트와의 약속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하광호

 

 

 산길은 구불구불하다. 구부러진 산길을 넘는다. 풋풋한 흙내음과 까치소리에 귀를 세우며 걷는다. 오늘은 어둠이 거치기 그리 멀지않은 건지산에 올랐다. 새벽녘 불어오는 바람에 마음까지 시원하다. 편백나무에 기대어 자연의 향에 취해본다. 산에서 내려보는 덕진구 체육공원 테니스장 주변이 적막하다. 전주시시설공단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 차단, 확산방지에 따른 조치로 공공체육시설이 휴장되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만해도 환한 불빛, 북적북적하던 회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평소에는 여러 명의 회원들이 일찍 나와 벽치기 연습을 하곤 했었다. 새벽녘 환한 불빛 아래 취미생활을 하면서 건강까지 돌본다. 테니스란 친구와 하루 한 번 교제한다. 이른 새벽 먼동이 트기 새벽과 함께한다. 주변 건지산의 아름다움과 매치되어 운동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얼마 개최되었던 호주호픈 테니스대회가 생각났다. 보름에 걸쳐 진행된 대회였다. 테니스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안방에서 즐겨 보았을 것이다. JTBC FOX SPORTS 체널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되었다. 세르비아 출신 노바크 조코비치가 3개월 만에 세계 1위에 다시 올랐. 호주 멜버른에서 끝난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단식을 제패한 조코비치는 지난해 11월초 스페인 출신인 라파엘에게 1위를 내준 이후 3개월 만에 왕좌를 되찾았다.

 

 8번째 호주오픈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자신의 17번째 그랜드 슬램 대회를 장식한 조코비치다. 도미니크팀 테니스선수는 ‘첫 그랜드 슬램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꿈을 키웠고, 파워에 기술을 더하며 경기 내내 최선을 다했다. 선수 모두 장장 4시간에 걸친 강한 정신력에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을 텐데 끝까지 끈기를 보여주는 경기로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엊그제 한국테니스 남자단식 간판 권순우 선수가 세계랭킹 76, 70위권에 진입했다는 소식이다. 권순우 선수는 금주부터 시작되는 맥시코 오픈대회에서 생애 투어 우승에 도전한다. 권순우 선수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고 싶다. 마음만은 달려가서 응원해 주고 싶지만 여의치 않다.

 

 그동안 테니스 운동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였던 정현 선수가 139위에서 144위로 떨어졌다. 올해도 부상으로 대회에 아직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2018 호주오픈대회에서 정현 선수는 4강까지 올라갔다. 세계1위인 조코비치 선수를 이긴 경력도 있다. 한국선수 최고 랭킹인 19위까지 올라갔지만 부상으로 인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으니 본인이야 얼마나 답답할까?

 

 덕진체육공원 테니스코트 입구는 출입이 통제되었다. 건지산에서 텅빈 테니스코트는 허전해 보였다. 항상 누구보다도 먼저 와서 운동하며 기쁨과 아쉬움이 많았던 곳은 나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였다. 게임에서 이기면 같이 기뻐했고, 지면 패배의 마음도 함께 하며 지켜보았으니 말이다. 게임 뒤에는 사진도 함께 찍어 승리의 기쁨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건지산이 아름다움과 조망을 안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멀리 있고, 부분이 아닌 전부를 있다는 것과, 인내롸 침묵도 배운다. 그로 인해 지금은소를 지을 있다. 이번 새벽 건지산 걷기는 나를 돌아볼 있는 계기가 되었다. 건지산에서 테니스코트 친구와 대화를 나누었다. 앞으로 열흘 뒤에 만나자고 약속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생활체육이 멈춰서 답답하다. 나부터 최선을 다하고 하나님에게 간구하고 싶다.  

                                                       (2020.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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