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도 욕심이 없어야

2020.05.25 13:56

박제철 조회 수:7

 공짜도 욕심이 없어야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박제철

 

 

 

  나는 가수 강진이 부른 '공짜'라는 대중가요를 좋아한다. 대중가요의 노랫말은 짧지만 음미해보면 구구절절 감성을 자극할 만큼의 뜻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거 공짜/ 하늘땅 바람소리 새소리 공짜/ 얼마나 좋으냐 내가 사는 이 세상/ 아낌없이 조건 없이 주는 거 많아/ 해와 달과 별을 보며 꿈을 꾸는 거 공짜/ 산과 들에 피어나는 꽃도 공짜/ 무엇을 더 바래 욕심 없이 살면 되지/ 당신의 웃음도 공짜

 

 공짜란 힘이나 돈을 들이지 않고 거저 얻는 물건이나 이익을 말한다. 나는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럼에도 왜 공짜라는 노래를 좋아할까? 이 노래에서 공짜의 핵심은 욕심이 없어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욕심 없는 마음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니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운가?

 

  이 노랫말처럼 하늘과 땅과 자연이 주는 것은 모두가 공짜며 누구에게나 똑같이 아낌없이 준다. 하늘과 땅이 주는 공짜에 감사하고 그냥 숨 쉬고 내가 사용할 만큼 사용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 이용하면 공짜가 없다. 산업사회라는 공장 굴뚝을 세워 깨끗했던 공기를 오염시키면 천지는 미세먼지라는 것을 만들어 사람에게 되돌려주고, 과학가술의 발달로 지구를 온난화 시키면 천지자연은 태풍 등 기상이변을 일으켜 막대한 피해로 되돌려주기도 한다.  

 

  삶의 터전을 빼앗거나 생명을 빼앗으므로 그들의 보복을 받기도 한다. 지금 세계를 불안의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도 인간의 탐욕에 의해서 일어난 것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박쥐, , 밍크, 등이 살고 있는 생활터전을 개발이란 명목으로 없애버리므로 인간의 주변까지 생활터전을 옮기면서 생겼다는 말도 있고, 이들 동물들을 잡아 식용으로 유통시키는 과정에서 퍼지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어느 설이든 인간의 욕심에 의한 재앙임에는 틀림없는 성싶다. 이런 큰 재앙이 오면 우리 인간이 한 일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하늘도 무심하지’라며 하늘을 원망한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지구를 오염시키고, 이젠 그도 모자라 우주공간도 오염시키고 있다. 우주공간에 장시간 머물 수 있는 우주정거장을 건설한 지 이미 오래다. 이르면 내년부터 우주관광객을 모집한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주에는 각 나라에서 쏘아올린 인공위성 등이 4천여 개가 넘으며, 버려진 인공위성이나 활용되지 않는 인공 쓰레기 4,500여 톤이 우주를 떠돈다고 한다. 이들 쓰레기가 우주 궤도를 돌면서 사고를 일으킬 수 도 있고, 우주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한다. 해와 달과 별도 보고 공짜로 숨을 쉬면서 꿈도 꿀 수 있는 은혜를 입었으면 감사해 하며 소중하게 아껴 써야한다. 은혜를 잊어버리고 배신까지 하는 배은망덕(背恩忘德)을 하고 있으니 어떤 해독을 입을지 걱정이다. 그때도 우리는 또 ‘하늘도 무심하지’라며 하늘을  원망할지 모른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사람의 탐욕 때문에 조용할 날이 없다. 만물의 영장이라며 만물 중에서 제일 영리하다고 자부하는 것이 인간이다. 하지만 천지자연의 질서를 파괴하는 인간이야말로 만물 중에서 가장 어리석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의 욕심 때문에 일어난 수많은 크고 작은 인재도 자연재해로 치부해버리는 어리석음이 있고, 모든 것을 정복할 것 같지만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 하나에도 쩔쩔매고 있지 않는가? 언젠가는 코로나19도 정복하겠지만 천지자연과 화합의 상생이 없으면 다음에는 코로나19보다 더 큰 재앙이 올지도 모른다. 천지자연이 주는 공짜를 파괴하지 않고 서로 도우면서 함께 살 수는 없을까?

 

 공짜로 주기만하는 전지자연의 은혜에 욕심 없이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욕심 없는 마음이라야 공짜라는 노랫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천지자연이 주는 은혜에 배신을 하거나 다른 생명과 공존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큰 재앙을 받는 것은  어쩌면 천지자연의 순리인지도 모른다. 이럴 때마다 ‘하늘도 무심하지’라고 원망만 하고 살 것인가? 내가 저지른 죄업에 대한 대가는 아닌지 뒤돌아보는 지혜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20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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