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기부로 내 생활 윤택하게

2020.06.20 15:12

노기제 조회 수:61

20190201                                   재능기부로 내 생활 윤택하게

 

                                                                                                     노기제 (통관사)

   뒤적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들이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짧지 않은 인생길 무얼하며 여기까지 왔을까. 돌아보면 신기하단 생각이 든다. 혼자선 살아 낼 수 없었다. 자신 없어 생명을 키우길 거부했던 순간도 있었다. 하늘이 먼저 아시고 허락지 않으심을 감사히 받고 살았다. 내게 아이가 없으니 홀가분하게 내가 원하는 것들을 탐하며 살았는데 빈 주먹이다.

   한인 타운 시니어 센터를 다니며 오페라 명곡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수학했던, 노래하기를 다시 배울 기회가 생겼음에 마음이 들떴던 기억이 새롭다. 설렘도 잠시, 잘 올라가던 소리가 숨어 버렸다. 나이 탓인가 싶어 주춤했다. 처음 만난 선생님의 교수법과 발성법과 특유의 음성에 매료됐었다. 첫 날 수업 후 시간을 뺏으며 가능성 여부를 의논 드렸던 일이 벌써 일 년 전이다.

   잘 안 나오는 소리를 핑계로 실망하고 계속하지 못했는데 또 기회가 왔다. 바로 그 선생님이 뜻은 있으나 계속하지 못했던 분들을 위해 회원들을 모집한다. 주저함 없이 달려갔다. 변함없이 매력적인 지도법으로 용기를 준다

   8년 동안을 아주 비싼 수업료 바치면서 성악가로 성공한 분이다. 하늘이 주신 재능이니 내 것이라 고집하지 않고, 감사함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재능기부를 실천 한다. 레슨비 따로 없이 함께 모여 노래하며 녹슨 재능 개발해서 성악가가 되어 보리라 마음먹고 배우란다.

   가을에 열리는 한인축제 마당에서 가요가 아닌, 오페라 명곡들로 실력을 겨루란다. 성악가로 입문할 기회라며 상금도 있단다. 불가능해서 황당하게 들리긴 했지만 한 편, 도전해 볼까 하는 욕심이 솟는데 기분이 묘해진다. 재능 없음을 알기에 갖지 못했던, 성악가로의 꿈을 품고 싶다. 소리가 안 나온다 주저앉지 말고 선생님의 발성법을 적용하면서 연습하자.

   교수법이 새롭다.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던 것을 가르친다. 소싯적, 바쁜 직장생활 중에도 성악 클래스에 10년이란 세월을 투자했지만 얻지 못했던 황금비법이다. 가르침을 따라하면 곱게 올라간다. 쉽게, 가볍게 무리 없는 소리가 난다. 흔히 느끼던 목의 피곤함도 없다.

   이미 음악가로 이름이 알려진 아드님이 엄마의 뜻에 합세해서 반주를 맡아 준다. 완전 대박이다. 이런 황홀한 기회가 내게 왔다. 다시는 포기하지 말자. 할 수 있다. 교수진이 이럴진대 못할 리가 없다. 연습하자. 결석하지 말자. 쓸 만한 제자 하나 키웠다고 보람을 느끼게 하자. 기쁨으로 나오는 기부하는 아름다움에 나의 노력으로 색깔을 입혀 드리자.

   내가 걸어 온 짧지 않은 길에는 힘들여 노력해서 얻은 것이 없다. 시작해서 잘 되면 그런대로 살고, 안 되면 당장 포기하고 미련 없이 버린다. 매사에 애써서 이루려는 의지가 배제 된 삶이었다

   결과는 텅 빈 재능 주머니다. 지금 쯤 나도, 뭔가 한 가지 쯤은 자신 있게 펼쳐 보일 수 있어야 함이 마땅한데 정말 없다. 필요한 곳에 선뜻 달려가서 뭐든 돕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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