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2020.07.24 17:46

정태표 조회 수:3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0725_1.jpg


조선 시대 임금 숙종은 밤중에 미복 차림으로
백성의 사는 형편을 살피려 미행을
자주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허름한 작은 오두막집 앞을 지나는데
집안에서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양반들이 사는 기와집 동네를 지나면서도
듣지 못했던 웃음소리에 숙종은 어리둥절했습니다.
그 까닭을 알아보기 위해 오두막집에 들어가
주인에게 물 한 사발을 청했습니다.

그 사이, 숙종은 문틈으로 방안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방안에는 할아버지가 새끼를 꼬고 있었고
어린아이들은 짚을 고르고 있었으며
할머니는 빨래를 밟고 있었고,
부인은 해진 옷을 깁고 있었습니다.

가난한 백성들의 평범한 일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의 얼굴들이 모두가
어찌나 밝고 맑은지 도무지 근심 걱정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숙종은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사는 형편이 어려워 보이는데 좋은 일이라도 있소?
밖에서 들으니 웃음이 끊이지 않더이다."

주인은 희색을 띤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살아도 빚도 갚아가며,
저축도 하면서 살고 있으니 저절로 웃음이
나는가 봅니다."

궁궐로 돌아온 숙종은 금방 쓰러질 것 같은
오두막집에 살면서 빚도 갚고 저축도 한다는 말에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숙종은 신하를 시켜 어젯밤 그 집에
감춰진 재물이라도 있는지 조사해 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집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숙종은 다시 그 집을 찾아가 주인에게
전에 했던 말의 뜻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부모님을 공양하는 것이 곧 빚을 갚는 것이고,
제가 늙어서 의지할 아이들을 키우니
이게 바로 저축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으니 저절로
웃음이 나올 수밖에요."


0725_3.jpg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살면서 그 어떤 것도 부족한 것 없이
행복하고, 만족할 때 할 수 있는 말인데요.
우리는 언제 이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인생에서 돈이 많으면 만족할 수 있을까요?
돈이 많으면 조금 편리할 수는 있겠지만,
돈 버는 데는 결코 만족이 없습니다.

진짜 부자는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를 느끼고,
사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탄을 자아내며,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삶에
자족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만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라고
외칠 수 있는, 어떠한 부족함도 없는
'진짜 부자'인 것입니다.


# 오늘의 명언
군자는 마음이 평안하고 차분하나,
소인은 항상 근심하고 걱정한다.
- 공자(孔子) –

댓글 0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47 남의 실수에서 배운다 고도원 2020.07.19 3
546 산과 삶에 대한 명언들 힐러리 2020.07.19 46
545 지금 생각하면 곽창선 2020.07.20 1
544 새엄마를 정말 미워했어요 딸랑구 2020.07.20 1
543 벌개미취 꽃 백승훈 2020.07.21 3
542 바이칼 호수의 온도 관리 능력 고도원 2020.07.21 5
541 원두막과 개똥참외 구연식 2020.07.21 2
540 진정한 보배 김동윤 2020.07.21 2
539 [김학 행복통장(23)] 김학 2020.07.22 1
538 가로수와 특화거리 한성덕 2020.07.22 3
537 가장 중요한 일 홈스 2020.07.22 1
536 달력 속 숨은 이야기 고재흠 2020.07.23 2
535 만나면 피곤한 사람 이동희 2020.07.23 1
534 내탓 네덕 김정길 2020.07.24 4
»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정태표 2020.07.24 3
532 가을감자를 심고 윤근택 2020.07.25 10
531 두 형님 전용창 2020.07.25 3
530 주시경과 숱한 애국자들 두루미 2020.07.26 2
529 더뎅이 윤근택 2020.07.26 50
528 책을 낼 때마다 김학 2020.07.2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