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대로변 도로는 자동차 경주장

2020.09.26 00:10

이인철 조회 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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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새벽 대로변 도로는 자동차 경주장

이인철







대로변에 편의점이 있어 새벽쯤이면 쏜살같이 달리는 자동차 때문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굉음을 내뿜으며 서너 대씩 서로 경쟁하듯 질주하는 차량은 흡사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전국적으로 사고도 많고 말도 많지만 이런 폭주족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오토바이도 가세한다. 일부러 더크게 조작된 굉음은 귓청이 떨어져 나갈 지경이다. 위험의 도가 지나치다보니 시민들은 아예 대로변쪽은 세벽운동은 커녕 급한 용무도 보기 무서워 작은 도로를 택해 먼길을 돌아가야할 정도다.

출, 퇴근길 교차로를 지나치다보면 정말 아수라장이다. 틈만 나면 치고 들어오는 차량들로 아슬아슬하다. 택시는 물론 자가용까지 끼어들기에 가세하면서 교통법규는 해묵은 규제에 불과하다. 경찰이 수시로 음주운전 단속을 하지만 운전자들은 그때만 피해가면 된다는 식이다. 치킨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서울 을왕리 벤츠승용차 음주운전사고. 사고를 낸 뒤 119를 부르기 보다 자신의 변호사부터 찾았다는 사실에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퇴근길 주택가나 식당가를 지나가다 보면 가로막고있는 차량들 때문에 정작 사람은 차도를 돌아서 건너야 하는 불편은 기본이다. 주택가 골목길은 아예 주차장을 방불케한다. 도로 양방향으로 빽빽이 주차했지만 그것도 비좁아 퇴근길이면 주차전쟁이다. 기름 한방울 나오자 얺는 국가에서 주차장도 없으면서 매년 이렇게 늘어나는 차량을 보면 마냥 여유로운 나라로 보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기름값 파동은 산유국들의 힘겨루기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재앙이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인정하는 운전면허증을 취득했지만 정작 의무적으로 지켜야할 교통법규는 외면되면서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하루에 한 명 이상꼴로 연간 4백만 명에 육박하는데도 이렇게 방치할 때는 아닐 성싶다. 애꿋게 희생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앞길이 창창한 어린이부터 청년들, 그리고 가정의 버팀목인 가장들. 이로인해 평생 부모의 한을 남기거나 한 가정이 파탄되는 일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필수적인 운송수단이 이제는 살인무기로 바뀌고 있다. 오죽하면 세월호 당시 3백여 명의 어린 학생들이 희생됐는데도 어느 언론인이 연간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수와 비교해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라고 말했을까? 이젠 대부분 예사롭게 생각하는 교통사고 희생자가 얼마나 인명을 경시하는 보편화된 생각으로 자리잡아 가는지 무서울 정도다.

언젠가 군산에서 미8군 부대 안에 들어가 본 적이 있다. 부대안 네거리에서 사람의 그림자도 찾아볼수없는데 모든 차량이 신호등이 바뀔때까지 차분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련데 희한한 것은 부대밖에 나오면 기억에도 생생한 효순,미선양 사건을 비롯해 과속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있다. 왜 이들은 부대안에서는 철저히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일까?

차량들의 크락숀 공포도 예외는 아니다. 주택가 골몰길을 걷다보면 누구나 경험해 본 것이 크락숀공포이다. 앞에 사람만 지나가면 비키라는 듯 연신 크락숀을 눌러대는 차량들의 횡포로 어떤 때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멈추기에 벅찰 정도다. 어느 작가의 일본방문기가 생각난다. 노인부부가 골목길을 걷고 있는데 뒤따라 가던 차량이 그 부부가 골목길을 빠져나갈 때까지 천천히 뒤따라가던 모습을 표현한 글이다.

교통사고는 법규를 소홀히 여기는 운전자들의 예견된 사고가 아닐까? 이젠 미필적고의란 개념이 적용돼야 할 시점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순간의 방심 하나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2020.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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