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꽃

2020.11.18 12:42

김재교 조회 수:56

서광꽃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석청 김재교

 

 

 

 올해도 가을은 기나긴 장마와 태풍을 밀어내고 자기 절기를 찾아 왔다. 뜰에는 긴 장마와 가뭄, 태풍에도 나를 보며 새벽 먼동에 잠일대 사진 촬영을 나가면 노랑 눈웃음을 짓는 서광꽃이 반긴다.

 무서운 코로나 전염병이 전 세계를 밧줄 없는 공기로 꽁꽁 묶어놓았다. 우리 민족은 도덕과 예의를 존중하고 상승배를 으뜸으로 하는 계례이고 친척과 형제간의 우애를 최고로 여기는 세계에서 유일한 민족이다.  코로나는 우리 민족의 예의범절을 다 멈추게 만들어 놓았다. 우선은 서로 살아야하니까.

 

 나는 고명하신 문인들과 함께 대화하며 공부하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전염병으로 서로가 만남을 조심하는 수밖에는 없었다. 그래서 학업을 오래 쉬기도 했으나 지금은 다시 만나니 정말 반갑고 건강들하시니 그리웠던 가슴이 풀린다.

 

 못 만나는 시간에도  나는 집근처 잠일대 주변 산책길을 거닐었다. 농사철에는 논밭길을 거닐다 보면 새벽에는 백로와 왜가리가 날아오는데 물새 깝조기가 제 둥지 근처에는 오지 말라고 야단이었다.

 

 다음날 먼동에 카메라를 메고 선운사 꽃무릇이 처음 필 적에 사진에 담으러 가고 일주일 후에 다시 찾았다.  참 아름다운 곳이 선운사 마애불 오솔길이었다.  또 다시 일주일후 에 찾았다. 아름다운 강산이었다. 만새루 뒤뜰에는 동백숲이 있는데 그  동백숲도 변하고 있었다. 꽃망울이 달랐다. 자연의 변화는 사람의 생각을 초월한다.  그리고 삼례 비비정아래 만경강 뚝길을 찾으면 상상을 초월하는 4계절 시. 수필 소재를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만경강이다.

 

 나는 즐거운 시간 속에 살고 있다. 봄부터 마당과 집주변에 채송화, 수선화, 금낭화, 수국, 족두리꽃, 야생화들을 많이 심어 꽃들이 피고 진다. 일찍 이식한 서광꽃은 칠월중순부터 꽃이 피고 늦게 심으면 국화꽃과 거의 함께 진다. 아름다운 마이 골드다.

밖 화단 화향목 사이에 늦게 심었더니 큰 꽃바구니들이 만들어 졌다.  느티나무낙엽이 꽃바구니 속에도 들어 있고 푸른 치마 속에도 그득히 담겨 있다.  가을을 함께 가자는 모양인지도 모른다.  아침 일찍 밟으면 스삭하는데 낯에 밟으면 바스락거린다.

 발밑에서 가을이 오고 가고 있다. 마당 뒤편 낙엽은 초 가을부터 쓸지 않는다.  새벽에 30분 정도 낙엽을 밟으며 늦가을과 함께 한다. 옆 서광꽃을 발로 밀어본다. 독특한 향기가 진동한다. 향기가 코를 후빈다. 기분이 좋다.

 

 진돗개 아지와 칠복이가 먹이를 달라고고 꼬리를 친다. 비둘기도 마당으로 내려와 어정거린다.  개와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고 다시 운동을 한다. 서광꽃을 발로  다시 한 번 밀어본다. 향기롭다.  아름다운 가을 끝자락에서 낙엽을 밟으며 잠일대 무너미 흐름소리를 들으며 행복한 아침을 열고 있다.

                                                                (2020.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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