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

2020.11.25 18:32

김세명 조회 수:11

완장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김세명

 

 

  완장은 신분이나 지위를 나타내기 위해 팔에 두르는 표장이다. 권력과 권위의 상징인 완장을 차고 폼을 잡던 시대가 있었다. 소설가 윤흥길(정읍,42년생)이 쓴 단편소설 『완장』은 그 시대 민초들의 애환을 풍자했다. “주인공은 하찮은 저수지의 감독이란 완장을 통해 권력숭배 현상을 비판한 작품으로 1980년대 지배층의 권위나 권력의 무상함을 풍자하였다.” 역사적으로 보면 어느 시대나 권력이란 완장으로 민초들은 수난을 당했다.

 계엄군이 광주의 수많은 민중을 학살했다. 군은 명령이란 완장에 의해 자행하고 당시 정권은 그들을 은폐했다. 권위는 국민을 위해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자신을 위한 것으로 착각하는 공직자가 만연했었다. 나도 그 시대를 거쳐 살아왔기에 많은 공직자들이 완장이란 권위를 잘못 사용하다가 부정부패로 囹(영어)의 몸이 되기도 하고, 공직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말단 공직자가 담당구역에 첩보원을 심어 놓으면 그 마을의 정보를 취득하여 자신의 이익을 편취하는 사례가 만연했었다. 이에 대항하려고 주민들은 공직자에게 뇌물을 주고 투서하여 공직자가 처벌을 받거나 공직에서 퇴출되는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반상의 차별과 남존여비로 민초들은 고통을 받았고, 계유정난이나 사대사화로 지배층부터 수난의 기록들이 있다. 해방 후에도 권력자들은 좌우 이념 대결로 군인이나 공직자들은 민초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학살을 자행하였고, 제주 4.3사건과 6.25의 수난을 통해 완장은 공포대상이었다. 빨갱이란 누명으로 학살당한 사람도 죽인 사람도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되어 있다.

『완장』은 권력을 쫒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가치만을 추구하던 시대를 지칭한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던 노무현도 자살로 마감했지만 특권 없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었다. 국민은 낮고 겸손한 권력과 강한 나라를 희구한다. 권력이란 국민을 위해 써야 된다며 『완장』의 시대는 흘러갔다.

   민주화가 된 지금도 과거의 정권책임자인 두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지만 권력자들은 누구 하나 책임지거나 사과하지 않으니 그들은 영원한 기득권의 완장을 놓지 않으려 한다. 법을 개정하여 적폐청산을 하려 하자 극구 반대하고 영구집권을 하려 한다고 생떼를 쓴다. 권력이란 완장을 벗으면 당연히 국민에게 사과하고 표를 구걸해야지 뻔뻔스럽게 자신들은 잘못이 없고 책임 지려하지 않으니 국민이 외면하는 건 지당하다.

 

   요즘 젊은 세대는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을 ‘꼰대’ ‘갑질’ 로 폄하한다. 그러나 그 시절을 살아온 60대 이상은 호롱불, 뒷간, 우물, 가마솥, 고무신, 주경야독, 월남전, 중동노동자에 익숙한 경제발전을 이룩한 세대이기도 하다. 그 결과 로 경제발전과 나라의 위상은 높아졌고 세계적인 역병 코로나19의 대처를 보고 세계인들은 한국을 주목하고 위기에 강한 나라로 표현한다.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는 만고의 진리다. 『완장』을 거울삼아 새 시대는 특권과 반칙이 없고 낮은 권력으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  발전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희구해 본다.

                                                 (2020. 11. 26.)

                   

댓글 0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87 크산티페의 변명 정근식 2020.12.02 8
2086 전주천의 작은 변화 박제철 2020.12.02 5
2085 요즘 젊은이는 안 돼! 백승훈 2020.12.01 20
2084 누가 더 행복할까 고도원 2020.12.01 15
2083 다섯 가지 교훈 소종숙 2020.11.30 6
2082 밥알을 생각하십시오 맹사성 2020.11.30 4293
2081 인생의 3가지 싸움 안병욱 2020.11.29 54
2080 변해명 2020.11.29 13
2079 해바라기 오창익 2020.11.29 4
2078 애완견도 고객인가 이인철 2020.11.28 10
2077 공존의 미학 김덕남 2020.11.28 2
2076 나 하고 싶은대로 산다 이인철 2020.11.28 2
2075 편의점은 지금도 전쟁 중 이인철 2020.11.28 3
2074 편의점은 쓰레기 처리장 이인철 2020.11.27 17
2073 관리 소홀로 물 쓰듯 버려지는 돈 이인철 2020.11.27 6
2072 두들겨 맞고 사는 알바들 이인철 2020.11.27 10
2071 찾지 않는 들꽃 구연식 2020.11.27 6
2070 시비를 즐기는 사람들 이인철 2020.11.27 2
2069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김병남 2020.11.26 7
» 완장 김세명 2020.11.2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