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고 싶은대로 산다

2020.11.28 12:22

이인철 조회 수:2

12. 나 하고 싶은대로 산다

                                                                      이인철

 

 

 

 

 젊은이들의 생활습관을 꼼꼼이 살펴보면 그들의 삶의 모습을 짐작해볼 수 있다. 요즘 가게에 들어오는 젊은이들의 상당수가 양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가 있다.그러다 보니 찾는 물건이 눈에 띄지 않으면 그냥 나가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젊은이들이 들어와 두리번 거릴 때마다  "무엇을 찾으시나요? 안녕히 가세요."를 반복해 보지만 어떤 말을 건네도 반응이 없다. 심지어는 카드결제를 하는 경우 카드에 오류가 생기거나 잔액이 모자란다는 메시지가 울려도 계산이 된 줄 알고 카드를 빼 나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물건을 가져와 계산할 때면 카드를 내밀 때부터 다른 곳을 쳐다보면서 손만 내민다. 아예 종업원과 시선을 마주치는 것조차 귀찮다는 표정이다. 보는 것 모두가 무의미하다는 표정이다.

 우리가 어릴 적부터 길들어 왔던 하루 세 끼 꼬박꼬박 챙겨먹는 식사시간도 달라져 가고 있다. 배 고프면 늦은 밤이건 새벽녘이건 상관이 없다. 가족이건 친구건 귀찮다. 나 혼자 먹는 갓이 더 편하다는 느낌이다. 밥을 먹는 것인지 핸드폰을 보는 것인지 식사가 끝날 때까지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않고 가끔씩 미소만 짓는다. 아마 유튜브를 즐겨보는 것같다. 요즘은  혼자 술을 사가는 젊은이들이 꽤 많다. 술의 양으로 봐 혼술을 즐기는 모양이다. 문제는 이런 젊은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개인 편의주의에 빠져 자칫 공동체 사회에서 소외돼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만도  일인가구수가 40년 전보다 16배나 늘어난 130만 가구로 전체가구수의 33.9%나 되며, 우리나라 전체로는 560만 가구를 훌쩍 넘어섰다고 한다. 그러나 일인가구에서 급격히 늘고있는 혼술, 혼밥문화는 우울증을 더욱 증가 시키는 원인이 될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우려한다. 이로 인한 고독사, 자살률 증가, 심지어는 묻지마 범죄와 성범죄 가능성을 우려한다. 한마디로 잠재적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상품을 구매할 때 행동도 나이 먹은 사람한테는 생소하다. 카드가 일상화되면서 젊은이 대부분이 카드를 이용한다. 그런데 상당수 젊은이들이 카드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고 카드를 내민다. 한마디로 손가락 사이에 카드가 끼어있는 셈이다. 아마 젊은이들 사이엔 멋있어 보여 유행하는 게 아닐까? 심지어 지폐도 이런 모습으로 건넨다. 옛적에는 두 손으로 줘도 모자랄 텐데 나이 먹은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힘들다. 젊은이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꼰대라는 말을 듣는다. 아마 시대에 뒤졌다는 말일 게다. 그러나 문제의 발단은 여기서부터다. 상하구별도 없이 똑같이 자기수준에서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공동체사회에서 적응하기 힘든지 모른다. 한마디로 힘께나 쓰는 강자만이 존재하는 동물의 세계와 무엇이 다를까?

 무엇이 그리 바쁜지 카드결제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카드를 빼앗아가듯 나꿔채는 젊은이들이 있고, 담배를 사고 카운터 앞에서 담배갑을 두들겨 패는 젊은이들도 있고, 물건을 툭툭 던지는 젊은이들도 있다. "안녕히 가십시오." 해도 대꾸도 없이 돌아서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공동체사회에서 지켜야할 에의범절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프랑스 파리에서의 일이다. 에펠탑에 빠져 앞을 못가리다 젊은 아가씨와 부딪쳤다. 너무 황당하고, 수줍어서, 외국어 실력이 부족해 뭐라고 미안하다는 말을 표현할 수가 없어서 망설이고 있을 때 그 젊은 아가씨가 먼저 상냥한 모습으로 웃음기를 띠면서 I am sorry라고 말했다. 얼마나 고맙던지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한때는 한국이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동화속의 얘기로만 들리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2020.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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