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여행기(1)

2020.12.03 13:14

신팔복 조회 수:3

라오스 여행기 (1)

– 소박한 라오스 사람들-

전주안골은빛수필문학회 신팔복

 

 

 

 라오스는 열대지역이라서 더울 것으로 생각했다. 막상 비엔티안 앗따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겨울 여행이라 그런지 오히려 쌀쌀하게 느껴졌다. 인도차이나반도 중 내륙국인 라오스는 이웃 5개국과 국경을 이루고 있다. 메콩강은 태국과 국경을 이루며 라오스의 유일한 수상교통로였다. 농경지도 이곳을 따라 분포해 있었다. 한반도보다 약간 큰 면적에 약 730만 명의 인구가 살며 수도인 비엔티안에는 68만 명 정도가 살고 있었다.

 

 국토의 70%가 열대 산림지대이고 다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라오족이 50%를 차지한다. 그래서 언어도 라오어를 공통으로 사용한다. 공산국가이지만 60% 이상의 인구가 불교를 믿고 있어 헌법에 명시된 불교국가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60년대와 비슷한 환경이었는데 소박한 생활에 낙천적이며 인정이 있는 사람들로 느껴졌다.

 

 호텔 정원이나 거리에는 철쭉과 부겐빌레아의 붉은 꽃이 화려하게 피었고, 참파라고 하는 하얀 라오스 국화(國花)가 숭얼숭얼 피어있어 보기 좋았다. 거리에도 열대 가로수가 띄엄띄엄 있었다. 대통령 관저를 지나 빠뚜싸이를 찾아갔다. 독립문 광장은 꽃나무, 분수대, 조경수로 잘 가꾸어져 있었고 관광객도 많았다.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것을 기념하려고 세웠다는데 마치 프랑스 개선문을 본떠 만든 건축물 같아 아이러니했다.

 

 2층의 좁은 공간에서 기념품과 라오스 전통 무늬 원피스, 남성용 여름 남방셔츠도 팔고 있었다. 3층으로 올라갔는데 사원처럼 네 귀퉁이와 중앙에 탑 모양의 장식이 있었다. 중앙 탑이 가장 높았고 모두 황금색으로 칠해 놓았다. 주위는 고도제한을 두어 높은 건물은 없었고 방송국의 송수신 안테나만 높다랗게 솟아 있었다. 군데군데 야자나무와 열대 상록수가 건물 사이에서 자라고 있었다. 평평하고 너른 숲의 도시였다. 거리에도 작은 구멍가게가 이곳저곳에 있어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험한 산줄기를 넘어 루앙프라방으로 갔다. 멀리 동쪽 하늘 밑으로 베트남과의 경계인 안남산맥이 길게 뻗어 있었다. 루앙프라방은 고대 왕국의 수도로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에 등재된 관광지였다. 작은 트럭을 개조해 포장만 씌운 썽태우 두 대에 일행이 나눠타고 시내 여행을 시작했다. 가는 곳마다 황금색으로 단장한 사원이 여러 곳에 있었다. 그중 왓씨엠통을 찾아갔다. 외형이 일본식 집과 같은 형태로 3층 지붕이었다. 역시 광장이 넓었고 야자나무와 열대 상록수림이 어우러져 있었다. 불교국가답게 사원은 모두 황금색으로 화려했다. 문양도 다양했고 경내는 여러 곳에 전각이 있었다. 붉은색 승복을 입은 스님들이 합장하고 예불을 드리고 있었다.

 

 사원은 모두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다. 실내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중앙 벽면에 부처님이 모셔져 있었다. 금물로 옷을 입혀 온통 황금색이었다. 옛날 왕이 부처님을 찾아가 경배하는 그림이 외벽에 벽화로 남아 있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서 백성을 제도했다는 내용을 담은 것이란다. 사원의 벽면에는 여기저기 그들의 조상이 사용하던 휘어진 칼과 전통복장을 한 무사들이 그려져 있어 이채로웠다.

 

  비포장 흙길을 따라 광시폭포를 찾아가는 동안 스치는 농촌 마을엔 개와 닭과 오리가 집 주위를 돌아다녔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어울려 놀고 있었다. 가는 곳마다 어린이들이 많은 것도, 허름해 보이는 집도 우리네의 예전 모습이었다. 흙먼지가 날려도 개의치 않는 것을 보면 낙천적인 생활로 보였다. 광시폭포는 열대 원시림이 울창했고 60m 이상의 높은 골짜기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가 엄청났다. 폭포수가 흘러 고인 웅덩이마다 에메랄드빛을 띤 천연 욕탕과 같았다. 관광객도 많았고 젊은 서양인은 다이빙을 즐기고 있었다. 아름다운 광시폭포를 뒤로하고 다시 루앙프라방으로 왔다.

 

 그리 높지 않은 푸지산 정상에도 금물을 들인 절이 있었다. 관광객들이 몰렸는데 향냄새가 물씬 풍겼다. 오르는 사람마다 부처님 앞에 향을 피우고 기도를 했다. 석양빛이 비치는 메콩강변 마을이 고즈넉하게 보였다. 벌써 하루해가 저물고 있었다. 밤에 잠깐 열리는 야시장은 200m쯤 거리에 빼곡히 들어찼는데 수제품인 기념품과 옷이 대부분이었다. 전통 음식도 팔고 있었으나 호객행위는 없었다. 시원한 밤이라 많은 사람이 나와서 시장을 보았다. 앳된 여자아이는 무덤덤하게 앉아 스마트 폰만 들여다보고 장사는 뒷전이었다. 매일 하는 일이라서 팔리는 대로 장사하려는 느긋함으로 보였다. 도롯가에는 저택도 있었고 구멍가게도 많았다. 빈부격차가 심해 보였다. 간이 식당과 각종 수리소도 있었다. 자가용과 오토바이가 차츰 많아진다니 이제 경제 발전의 기틀이 마련되는 것 같았다.

                                                     (2019.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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