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2020.12.17 13:51

김세명 조회 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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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김세명








장마철이라 비는 쉴 새 없이 내린다. 예약된 터라 월미도 관광길에 동참했다. 차는 서해고속도로를 타고 빗속을 달렸다. 차 안에는 대부분 노년의 남녀가 비 내리는 창밖을 보며 관광버스 특유의 음악에 취해 아침부터 시끌벅적하더니 서해대교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관광 분위기였다.

월미도 유람선에서는 우크라이나, 중국인의 공연이 이채로웠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60년대 수준의 생활고에 돈을 벌기 위해 값싼 선박 공연을 한다.

선박의 2층에서는 조용한 라이브 〈철새는 날아가고〉 곡이 감미롭게 흐른다. 선박의 주변에는 갈매기들이 날고 해풍이 싱그럽다. 역시 가없는 바다 시원한 수평선을 보고 있노라니 작가며 비행사였던 리차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이란 단편이 생각난다. 많은 갈매기들 속에 〈조나단 리빙스턴〉 이란 특이한 갈매기가 있었지!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 조나단은 집념으로 꿈과 미래 이상을 품고 동료와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먹이를 놓고 동족과 아귀다툼을 하는데 회의를 느끼고 더 높이 더 빠르게 날기 위해 피나는 노력으로 집단 사회를 이탈하여 넓은 세계로의 도전에 성공한다. 그는 성공하나 동료 갈매기들은 그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작가는 조나단을 통해 자신의 좁은 시야를 벗어나 넓은 세계로의 도전을 꿈꾸었을 것이다. 나의 생애도 젊은 시절 〈조나단〉을 동경하여 공군에서 3년간을 복무했다. 〈조나단〉은 희망사항이고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고 미래를 그리며 살아왔다. 산다는 것이 의식주만은 아니고 넓은 세계를 알기 위해 배우고 높이 날기 위한 꿈을 키웠다. 조나단은 동족을 찾지만 그는 추방당하고 고독한 갈매기가 된다. 그는 발전 없는 생활을 계속하는 동족을 안타까워 하지만 현실은 그를 용납하지 않는다. 나의 삶도 이제는 현실의 벽에 그 꿈을 접고 살지만 좌절하지는 말자고 다짐한다. 청년시절이 갈매기의 꿈이었다면 장년에는 처자식 거두고 행복을 꿈꾸었으나 노년이후에는 내 몸 하나 간수하기 바쁘다.

나의 자식들도 또 다른 조나단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겠지만 누구나 현실의 벽에 막혀 그 꿈을 접게 된다. 이제는 사라진 먼 이야기지만 잠시 휴식을 취하고 창공을 향해 날아갈 꿈과 희망은 있다. 다가오는 친구들과 인사도 하며 아름다운 여유와 웃음 속에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먼 길을 떠난다. 상념에 잠기는 동안 비는 계속 내리고 빗속을 뚫고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노년의 군상들은 술에 취해 흔들어 댄다. 마치 흔들지 못하면 죽은 목숨이라도 되는 듯! 되돌아가면 먹고살기 위한 일상의 삶이 기다릴 거고 논과 밭 그리고 일터에서 그리고 죽을 때까지 일할 거다. 인간의 한계는 빗속에 날개를 접어야 했던 조나단과 무엇이 다를까? 잠시 지난세월을 회상하며 갈매기의 꿈을 생각 해 보았지만 현실의 벽이 한계에 이르렀다. 나의 이상향도 부질없는 세월과 함께 꿈을 접어야겠다.



(2016.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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