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05 23:16
그네를 타면
김수영
창포물에 씻은 검은 머릿결
삼단같이 윤기가 자르르
홍갑사 금박 새긴 댕기가
새끼줄처럼 따은 머리에
곱게 나부끼고
남색 갑사 치마에
물찬 제비
사뿐히 그네에 올라서면
춘향이를 무색게 만드는
임 그리는 그리움이 옥빛 창공을
휘젓고 구름 속에 머문다
날 선 버선발을 힘차게 구르고
거듭 차니 치마 폭이
바람을 싣고 하늘에 닿아
무지개꽃으로 곱게 피어오른다.
내 꿈이 그곳에 머문다.
*남가주 음악 작곡가 협회에 가곡 가사로 뽑혀 2017년 어느교회에서 ‘가곡의 밤’ 에 발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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