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단상(單想)을 나누며...

2004.07.26 17:20

강학희 조회 수:145 추천:14

짧은 단상(單想)을 나누며... / 강학희




사람과 사람이 가깝다 멀다 하는 건

그 생각의 자리가 머무는 거리를 말하는 게 아닐까?

멀다는 건 서로 생각의 자리가 달라

함께 나누지 못한다는 의미 같은...



사람과 사람이 생각을 나눈다는 건

뽑힌 날개에 새깃을 꽂아 주는 것 같은 게 아닐까?

원하는 곳으로 날게 해주기 위해

나의 깃을 뽑아 빈자리를 메워 주는 것 같은...



좋은 만남은

빈자리, 자리마다 배려의 눈길, 손길로

만나면 만날수록 풍성해지는 사랑의 나래를 달고

묶임 없이 훨훨 날아다니게 하는 것일 게다.



직장에서 늘 만나는 사람도

생각을 나누지 못하고 일만 나누면

언제나 타인과 같아 언제나 또 그 자리

우정과 일상이 다름이다.



삶의 굴렁쇠를 같이 밀고 가는 인연(緣)을 만나면

그 굴레 바퀴 속의 오묘한 섭리,

이 많은 사람 속, 이 찰라 같은 짧은 이승에서 만나진

신비함으로 네가 있음이 왜 이리 소중한지 눈물이 난다.



우정은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판정하기 보다는 이해하기를 스스로 원하며

전혀 보편 타당성이 없는 이야기 마저도 끄덕이게 하는

너른 가슴이 되어 자꾸 너를 생각하게 한다.



지금, 눈을 감고 떠올려 가슴 짠한 사람이 없거들랑

가끔씩 눈 한번 감고 살아 온 길을 다시 되돌아 볼 일이다.

혹은 눈을 감고 지금 떠오른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 참 벗, 참 사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