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전상서

2014.10.13 17:41

차신재 조회 수:141

하나님 전상서
                  차신재

안녕하세요? 하나님.
요 며칠
온 몸이 찢어지는 것 같이 아파
당신께서 주신 만나도 먹을 수 없어
배고파 엎드린 당신의 제단이
자꾸 눈물과 비탄에 젖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랑 합니다 라고 썼다가 지우고
감사 합니다 라고 썼다가 지우고
뜻대로 하소서 라고 썼다가는
지워 버립니다

나를 사랑하시는 것 같지 않아서
내 순결한 기도 외면하시는 것 같아서
어떤 날은 축복 같고
어떤 날은 저주 같은
당신의 뜻 도무지 알 수 없어서

“아무리 기도해도
당신 뜻 모르겠어요
이렇게 헤매게 하시는
하나님 미워요“ 라고 썼다가
당신 보시기 전에
얼른 또 지워 버리고

용서해 주소서 라고 썼다가 다시
용서하게 해 주소서 라고 썼다가
어떤 땐 용서한 것 같고
어떤 땐 계속 벌 받는 것 같은
의심의 죄 무서워
또 지워 버립니다

받은 은혜 너무 많아
축복 받은 삶이라고 감사 했는데
요즘은 그 기쁜 노래 모두 잊었습니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모르는 저에게
가장 옳은 길을 갈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오해와 불화가 있는 곳엔 제가 먼저
용서와 화해의 손 내밀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피 흘리며 찢어지는 고통이 없이는
사랑의 완성이 없음을 보여주시려고
죽기까지 하신 예수님을 항상 기억하게 해 주소서
한 영혼이 천하보다 더 귀하다고 하신 말씀 기억하며
가난한 영혼들에게 따뜻한 손길 내밀 수 있게 해 주소서

당신께서 주신 만남들,
세모든 네모든 그 모양 그대로
아끼고 보듬으며 끝까지 사랑하게 해 주소서
어느 한 사람도 부족한 저 때문에 상처 받지 않도록
좀 더 넓어지고
좀 더 깊어지고
좀 더 둥글어지게 해 주소서

고통에서 도망치지 않고
고통을 끌어안은 채
이 힘든 시험을 뛰어 넘게 해 주소서
이 고통을 통하여
좀 더 승화된 세계로
한 차원 더 높아지게 해 주소서

죽는 날까지 이슬처럼 맑고
별처럼 빛나는 詩 쓸 수 있도록
순수하고 맑은 영혼으로 살게 해 주소서
제 얼굴을 가져 가시고
詩를 주신 하나님의 뜻 새기며
매일 매일 더 낮아져서
감사와 찬양의 詩 쓰게 해 주소서

온통 주소서, 주소서, 주소서 ...
원망하고 떼쓰고 구걸만 하는 내가 부끄러워도
이렇게 매달리는 내 작은 믿음이 그나마 대견해서
슬프게 하셔서 더욱 사랑 합니다
아프게 하셔서 더욱 감사 합니다
비틀거리고 헤매었던 저를 용서해 주세요
회개하는 마음으로 당신께 편지를 씁니다

앞으로는 "주소서" 하는 기도 보다
주님 말씀 들을 수 있는 귀를 열어 주소서  
제 소원 모두 들어 주실 줄 믿으며
하나님, 그럼 안녕히 계세요
언제나 바보 같은 당신의 어린양 차신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