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똥 별

2006.02.15 19:29

정해정 조회 수:231 추천:7

  어느 작은 마을 뒤 언덕진 곳에 늙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살고 있었습니다.
  느티나무는 오랜 세월을 한 자리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며 살아왔기 때문에 마을에서 일어나는 큰일은 말 할 것도 없고 자잔한 일들도 모두 알고 있습니다. 마을의 터주대감처럼 말입니다.
  느티나무는 키도 큽니다. 한 아름도 더 되는 밑둥을 가진 줄기는 하늘높이 뻗어 올라가고, 그 줄기는 사방으로 크고 작은 가지들이 뻗어 나갔는데 멀리서 보면 집채같이 큰 우산을 펼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면 가지 아래는 하늘을 가린 큼직한 천막 속 같습니다.
  그래서 햇볕이 뜨거운 날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앉아 일손을 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비가 오면 지나가던 나그네가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느티나무 그늘을 찾아 들어오기도 합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느티나무 속 가지에 낯 선 손님이 날아와 앉았습니다. 그 손님은 매우 지친 것처럼 보입니다. 날아와 앉자마자 사방을 두리번거리지도 않고 날개에 머리를 묻고 졸고 있는 것입니다. 그 손님은 앵무새입니다.
  색색의 화려한 털로 온 몸을 아름답게 꾸민 앵무새가 무슨 일로 이렇게 되었는지 몸을 감싼 털은 색이 바래고, 윤기도 없고 털 손질은 언제 했는지 때가 자르르 해서 아주 볼품이 없습니다.
  " 하이! 처음 보는 얼굴이네?"    
  이 말을 들은 앵무새는 힘없이 대답했습니다.
  "예에. 그래요. 나는 앵무새인데 먼 곳에서 왔어요."
느티나무는 앵무새에게 다시 말을 했어요.
  "그런데, 갈 곳은 있니?"
  "사실은 갈 곳도 없어요. 집이 없어요..."
  앵무새는 대답을 하고 긴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머리를 날개에 묻고 눈을 감습니다.
  "앵무새야 기운을 차리고 말해 보렴. 너는 자태도 곱고 거기다가 사람의 말 도 할 수 있어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호강을 하는 새가 아니냐?"
  "그러게 말입니다. 모두 제 잘못이지요."
  "네 잘못 이라니? 어서 말해 봐.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이면 도와 줄게."
  늙은 느티나무의 정다운 말에 앵무새는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느티나무-- 할아버지---"
  어린 손자가 할아버지께 어리광을 부리듯 앵무새는 할아버지를 불러놓고 지나온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하려고 했어요. 그 때 살랑 바람이 작은 휘파람을 불면서 살짝 지나갑니다.
  공중에서 맴돌던 살랑 바람도 앵무새의 지친 모습을 보고 가엽게 여겨 염려말고 느티나무 할아버지께 털어놓으라는 신호였어요. 앵무새는 살랑 바람의 마음에 용기를 얻고 이야기를 하려고
  앵무새는 지쳐서 기어들어 가는 소리로, 그러나 인자한 할아버지와 살랑바람의 격려에 안심을 한 듯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음성은 여전히 지쳐 기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앵무새는 큰 저택들이 많이 있는 도시, 큰 저택에서 살았습니다. 넓은 마당을 지나서 저택의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화려하게 꾸며진 넓은 거실이 있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층계가 있는데 층계 옆에 앵무새 집이 있었습니다.
  앵무새의 집은 '새장' 이라고 하기보다는 크고 잘 만들어진 '새의 집'이었어요.
  앵무새의 집 안에는 저택답게 고급 밥그릇, 물그릇, 목욕물을 물론 앵무새가 언제고 편히 쉬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드나드는 사람과 대화도 나눌 수 있도록 아주  웅장했지요.
  키 크고 가지 많은 잘 생긴 사철나무도 있어 부자 집 정원 같았어요.
  앵무새는 넓은 새집 안에서 부자유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게 살았어요."
  앵무새는 힘없이 털을 한번 부스스 털고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앵무새가 살던 집에는 쌍둥이 딸이 있었습니다.
  쌍둥이는 닮은 것이 보통이지만, 이 집의 쌍둥이는 어쩌면 그렇게도 똑 같은지 엄마와 아빠도 얼른 구별을 못할 정도였어요. 그래서 가끔가다 헛갈릴 때도 있었지요.
  쌍둥이 자매는 또 얼마나 예쁜지 앵무새도 이들을 보면 절로 콧노래가 나왔답니다.
  "정말로 예쁜 자매였어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어요."
  이때 느티나무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은사시 나무가 은색 잎을 팔딱팔딱 뒤집으면서 앵무새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렇게 예쁜 쌍둥이를 나도 한번 봤으면..." 하니까 앵무새는 기운이 나는 모양입니다.
  "나도 예뻤어요. 앵무새 중에서도 나처럼 고운 색깔을 가지고, 영리한 앵무새는 세상에 둘도 없다고 우리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은 모두 칭찬을 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집안 식구들에게 '하이! 굿모닝!' 하고 아침인사를 하며, 밤에 잠자리에 들 때 '굿 나잇!' 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손님이 오면 애교가 넘치는 간드러진 음성으로'어서 오세요' 하고 한국말로 인사할 줄도 알았으며 '아이 러브 유,' '해브 어 나이스 데이' 등 때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말을 가려 쓰기도 했지요.
  그러니까 주인은 앵무새를 자랑을 하고 또 했습니다. 신이 나서 자기자랑을 하던 앵무새가 다시 풀이 죽어 갑니다.
  "내가 잘못 했어요. 내가 바보였어요. 주인이 소중하게 생각해 주니까 나는 내가 잘나서 그런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이 점점 들게 되 드 라 구요."
  "나는 내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좋은 재주를 이런 곳에서 썩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데요. 바깥 세상에 나가면 더 많은 칭찬을 듣게 될 것이라구요."
  이상한 일입니다. 앵무새가 바깥 세상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자 그 때 까지 살던 그 집이 짜증이 나고 시시하게 느껴지드 라는 것입니다.
  "나같이 훌륭한 앵무새가 이런 곳에 갇혀 있다니, 나는 물론 세상 모든 앵무새한테도 안되는 일이지."
  앵무새는 이런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어요.  
  이 말을 들은 털이 보송보송한 자주색 할미꽃이 숙였던 고개를 번쩍 들고 앵무새를 쳐다봤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나와 보니 어떻더냐고 묻는 듯이 말입니다.
  앵무새는 말을 계속 합니다.
  "느티나무 할아버지. 그런데 말예요. 이상하게 생각되는 것은 얼굴 모습이 똑같이 닮은 30분 간격으로 태어난 쌍둥이가 어쩌면 성격은 정 반대 일까 하는 점입니다."
  쌍둥이 자매가 식탁에 앉으면 언니가 투덜거려요.
  "이게 뭐야. 이걸 반찬이라고 먹으래? 나  안 먹어." 하면서 숟가락을 동댕이치고 일어나 버립니다.
  언니는 머리도 영리하고 무슨 일에나 막힘이 없이 척척 잘 해내는데 욕심이 많고 무슨 일에나 부정적입니다.
언니와는 달리 동생은 모든 것에 불평을 하지 않구요.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마에 십자성호를 긋고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리고 조용히 맛있게 먹어요.
  쌍둥이 자매 얘기가 나오자 앵무새의 입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하루는 쌍둥이 자매랑 집에서 가까운 싼타모니카 해변에 앵무새를 대리고 산책을 갔습니다. 앵무새는 물론 언니의 어깨 에 올라 앉았 구요 그때 해가 멀리 수평선에 걸려 어스름 저녁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언니가 대뜸 말해요.
  "어유. 지겨워 . 또 밤이 오잖아?"
  " 밤이 어때서? 언니 저 고운 노을 좀 봐. 곧 별들이 솟겠네? 그리고 별똥별도 떨어 질 거야. 하느님은 우리들의 소원을 들어주시려고 별똥별을 만드시고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어보라고 아빠가 하셨잖아. 나도 소원을 빌어야지. 언니도 소원을 빌 거지? "
  앵무새는 좀 흥분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앵무새의 이야기에 이끌려 느티나무 옆을 지나가던 개미와, 벌과, 풍뎅이도 모여들었고, 느티나무 가지가지 사이에 그물을 치던 거미도 일손을 놓고 앵무새 이야기에 귀를 귀우렸습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기 때문이지요.
  언니는 자기가 쌍둥이 라는 것이 아주 싫었어요. 싫다 기 보다 불만이었어요. 왜냐하면 이런 욕심 때문이었어요.
  "동생만 없었더라면 동생의 몫까지 두 배로 사랑을 받을 텐데... 네 개의 머리핀도 , 두벌의 드레스도 다 내 것인데..."
  동생은 그 반대입니다.
  "언니 덕분에 내가 사랑도 더 받는 거야. 언니 덕분에 구두도 똑같이 신고, 드레스도 똑같이 입고 지나가면 사람들은 한번 볼 것도 다시 한번 더 보고 예쁘다고 칭찬을 하잖아. 나는 쌍둥이로 태어난 것이 고맙고 행복해."  
  동생 이야기를 하는 앵무새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갑니다.
  "언니는 엄마가 구두를 두 컬레 사 오면 우선 동생 것 먼저 신고 거실이라도 한바퀴 돌아본 후에 뒤축을 눌러 벗어주고, 드레스를 두벌 사오면 일단 자기가 먼저 입고 거울 앞에서 요리조리 비춰본 후에 벗어 던집니다. 언니는 매사에 그런 식이지요.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학교에서 공부도 동생보다 월등히 잘하고 모든 일에 앞서 갔습니다."
  느티나무는 혀를 끌끌 차며 그늘을 더 넓게 만듭니다.
  "세월이 흘렀어요. 쌍둥이 소녀들이 성장해서 사랑을 알게 되었네요. 착한 동생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욕심 많은 언니가 가만있을 리가 없지요. '그 사람? 너한테 안 어울려! 천부당만부당한 소리. 그 사람은 나한테 딱 어울리는 사람이야. 이 바보야'!" 하면서 다짜고짜 그 남자를 빼앗아 버렸어요.
  느티나무와 여럿은 혀를 끌끌 차면서 저런...저런...세상에...
  "그래서 동생은 어찌되었나요?"
  성질이 급하기도 하지만 사랑에 멍이 들어 보라색 얼굴이 된 도라지꽃이 묻습니다.
  "나는 내 평생 그 때처럼 가슴이 아파 본적이 없었어요. 동생이 불쌍해서...
너무나 불쌍해서...동생은 밤이나 낮이나 나를 대리고 바닷가에 가서 온몸이 녹아나도록 울었어요. 심장이 아파...너무 아파... 아파... 얼마나 더 아프면 죽을 수 있을까?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하고요."
  앵무새가 배우처럼 울면서 이야기하자 모여있던 새들과, 벌레와, 풀꽃들이 죄다 울어 울음바다가 되었습니다.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어봐."
  앵무새는 진심으로 동생을 위로했지만, 어느 날 동생은 편지 한 장도 남겨놓지 않고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식구들은 사방팔방으로 찾아보았지만 전혀 알 수가 없었지요. 앵무새는 동생이 틀림없이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죽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 후 언니는 우수한 성적으로 공부를 마치고, 권력 있고 돈 많고, 잘생긴 남자와 결혼을 했지요. 모든 것이 다 욕심대로 이루어 졌지만 만족을 못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 가지였어요."
  앵무새는  갑자기 목소리가 커 지면서 흥분합니다.
  "몇 년이 지났어요. 파릇파릇 새 싹이 돋기 시작하는 봄 날. 오! 이럴 수가... 꿈같이...정말 꿈같이... 동생이 나타났어요. 함께 온 키가 훤칠한 청년의 가슴에는 조그만 아이가 안겨 있구요. 나는 정말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눈을 비비고 날개 짓을 했지요. 동생 네 식구들한테서 이상한 향기가 났어요. 행복의 향기랄까..." 앵무새는 침을 한번 꼴깍 삼킵니다.
  "동생은 먼 시골에서 꽃 농장을 하며 산답니다. 동생이 돌아오자 집안은  죽었다던 자식이 돌아왔으니 가까이 사는 언니한테 연락하랴 잔치 준비하랴 그야말로 난리 법석이었지요. 금새 집안은 생기가 살아나고. .. 왜 안 그렇겠어요?"
  그런데 말야. 앵무새 너는 어쩌자고 그런 집을 버리고 떠돌아다니니?"       "쫓겨났지요."
  모두들 의아한 표정으로 앵무새를 바라봅니다.
  그 날. 동생이 돌아온 날 이었어요. 기별을 받고 언니가 달려 왔습니다. 처음에는 돌아온 동생을 반가와 하데요. 그런데 반나절이나 지났을까. 쿵쿵 소리를 내면서 이층에서 언니가 내려오면서 마구 소리를 질러요.
  "미워..미워... 속상해죽겠네. 빨리 가버려!"하면서요.
  앵무새는 언니가 하는 말을 따라서 해 보니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굿모닝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하루종일 미워, 미워 속상해 죽겠네. 빨리 가버려! 라고 읊어댔습니다. 주인이 있으나, 손님이 있으나 그 말만 되풀이했지요.
  화가 잔뜩 난 주인 아저씨가
  "이놈의 새가 미쳤나? 망령이 났나? 안 하던 짓을 왜 해? 하니까 속상하지? 속상하지? 빨리 가버려. 라고 계속했지요.
  "안되겠다. 망신당하기 전에 당장 버려야지!" 하면서 새집의 현관문을 열었습니다. 앵무새는 평소에 바깥 세상을 그리워하고 현재의 자기에게 만족을 못한 터라 야. 이거 잘 되었다. 내가 여기 아니면 못 살 줄 아냐? 하면서 신이 나서 밖으로 나왔지요.
  그러나 앵무새는 생각처럼 훨훨 날수가 없네요.
  그래서 처음에는 동생 네 집을 찾을 까도 했지만 그것도 마음뿐이고, 낮에는 먹이를 찾아 쏜살같이 내려꽂히는 솔개란 놈이 무서워 죽겠고, 밤에는    시퍼렇게 눈에 불을 켠 늑대와 여우, 들짐승들이 무서워 숨이 막혀 떨면서 여기저기 헤매다가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느티나무 할아버지!
  앵무새의 말을 다 들은 느티나무는 세상을 많이 산 할아버지답게 점잖은 소리로 앵무새에게 말합니다.
  "이 세상 이치가 행복이란 어디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멀리 있는 것도 아니란다. 앵무새야. 그만하면 너도 세상경험을 할 만큼 했고 네 생각이 잘못 이었다는 것도 깨달았다니 이제 그만 옛 주인집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에게 다시 행복을 주며 살도록 하렴."
  "저도 그러고 싶어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저희들 앵무새는 온 길을 다시 찾아갈 재주가 없답니다.
  느티나무는 살랑 바람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세상 많은 곳을 돌아다니는 데도 모르느냐?"
  살랑 바람은 모르겠다고 도리질을 합니다.
  "느티나무 할아버지. 앵무새를 여기서 살게 해주세요."
  보라색 도라지꽃의 간절한 제안에 모두들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곧 그게 좋겠다고 찬성했습니다.
  살랑 바람은 향기 나는 바람을 일으키고 은사시 나무와 그 밖의 나뭇잎 들은 손 벽을 치듯 팔딱팔딱 잎을 뒤집었다 폈다 합니다.
  느티나무는 얼른 대답을 하지 않습
  "할아버지- 느티나무 할아버지-"
  "오냐. 나는 느티나무 할아버지다. 그리고 너희들은 모두 내 가족이다."
  이윽고 느티나무는 마음을 굳히고 앵무새에게 물었습니다.
  "앵무새야 네 생각을 말해 보아라."
  앵무새는 숙였던 고개를 바짝 들고 또렷하게 말했습니다.
  " 저 여기서 살게 해 주세요.저는 거만한 마음을 버리고 여러분을 위해서 즐거운 노래를 선사하고 싶어요."
  할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좋다. 모두들 찬성이면 박수를 쳐라."
  모두 박수를 쳤습니다.
  "그러면 너희들 모두와 앵무새. 할아버지라고 불러준 나 느티나무는 지금부터 느티나무 가족이 되는 것이다."
  모두들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그리고 모든 식구들은 앵무새를 환영하고, <느티나무가족>을 이루게 된 기쁜 일을 위해서 파티를 열었습니다. 앵무새는 고운 노래를 불러 모두를 즐겁게 해주었지요.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말까지 했어요.
  "모두 힘을 합해서 앵무새가 좋은 일을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할아버지 말씀입니다.    
  벌서 밤이 깊었습니다.
  그 때 먼 하늘에서 별똥별이 밝은 빛이 나는 긴 꼬리를 그리면서 느티나무 식구들 쪽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느티나무가 크게 소리쳤습니다.
  "야-- 별똥별이다. 별똥별에게 우리의 소원을 빌자."
  "예! 예!"
  모두들 합창을 하듯 크게 대답을 했어요. 그 대답소리가 고요한 밤 공기를 타고 고운 노래가 되어 사방으로 퍼져 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