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란

미주문학 4행시 ------------------------------------ 이월란


[#1]

미혹한 밤마다 그리던 엄마의 언어로도

주변인의 삶은 참으로 메마르더이다

문병 가듯 두드리는 타국의 문 너머

학 한 마리 품은 날갯짓으로 날아오르는 고고한 전설

 

[#2]

미랭시가 되어도 놓지 못할

주홍빛 노을 같은 시집 한 권

문턱 높은 국경 너머로 날려 보내고

학수고대 기다리는 푸른 전갈

 

[#3]

미로아처럼 길 잃은 이방의 마음

주름 잡힌 이마 위에 흰 눈처럼 쌓이는

문적문적 끊어지던 인연의 영지에서

학질 같은 향수를 달래는 미료한 기도 소리

 

[#4]

미수금처럼 밀린 마음을 모아

주급 받듯 실어 보내는 시상 한 줌

문방에 젖어드는 저녁놀 가득

학정에 시달리듯 자꾸만 가난해지네

 

[#5]

미네르바 가득한 여백을 향해

주갈에 걸린 듯 주담에 빠진 듯

문격도 없이 주절주절

학인의 흉내를 내는 미농지처럼 바삭한 마음

 

[축사]

떠도는 모국어의 바다 위에서 밝은 등대가 되어주신 미주문학에 감사드립니다.

살아낸 100번의 계절 뒤에는 더 눈부신 세상이 열릴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