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훈 서재 DB

윤석훈의 창작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아스팔트 바다

2007.09.29 14:28

윤석훈 조회 수:631 추천:42

바다에만 파도가 있는 줄 알았다
시작도 없는 듯 끝도 없는 듯
가고 오는 저 자동차의 물결들이
파도인 줄 이제 알겠다
썰물에 익숙해진 사무실은
바다 복판에 닻을 내린 작은 배였다
뱃길 따라 오고가는 자동차에서는
쏴쏴 파도소리가 났다
한 뭉치의 바닷물에 뿌리내린
부초 같은 엔진들
새벽 바다에 떠내려 온
죽은 것들의 껍질처럼
가릉거리며 흔들리고 있었다
가필드 길이 해안선 되어
철썩 철썩 해일이 일었다
길가에 펄럭거리는
주인 없는 깃발들은
해안선으로 밀려온 해초였다
더는 떠돌 수 없는 그리움의 뼈들이
710번 프리웨이에서 내려
플로렌스 길을 따라 내려오다
가필드 해안에 이르러 파도가 되었다
무중력의 일상이 파도가 될 수 있다니
전속력으로 밟아보는 엑셀레이터가 또한
해일의 속도일 수 있다니
십년 전에 떠났던 바다를
이국의 아스팔트에서 처음 듣던 날
몸 속의 갈매기들이 꺼억 꺼억 하늘로 날아 올랐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4 기침하는 새 윤석훈 2008.05.27 700
133 낭만과 실리 사이 윤석훈 2008.03.10 818
132 시비를 걸다 윤석훈 2008.03.07 792
131 사선(斜線)의 이유 윤석훈 2007.10.30 693
130 통증이 있는 거울 윤석훈 2009.05.02 535
129 윤석훈 2008.07.25 803
128 사랑의 무게 윤석훈 2007.11.01 791
127 얼굴 윤석훈 2007.10.20 805
126 휘파람 윤석훈 2010.05.13 807
125 투신 윤석훈 2012.10.27 434
124 것이라는 말 윤석훈 2007.10.20 646
123 열린 괄호 윤석훈 2009.04.27 604
122 손바닥 윤석훈 2007.10.05 692
121 바다 수업 윤석훈 2007.10.14 596
120 눈사람 윤석훈 2007.10.06 615
119 냉장고와 노래방 윤석훈 2007.10.10 700
118 장맛비 윤석훈 2007.10.05 698
117 나무/아내에게 윤석훈 2007.10.02 720
» 아스팔트 바다 윤석훈 2007.09.29 631
115 고양이 발톱에 내리는 비 윤석훈 2007.09.27 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