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공의 눈

by 강민경 posted May 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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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의 눈/강민경 

                        

 

햇빛 품 안에 있었을 때만

나는, 내가 싹을 틔울 수 있다고

믿었을 때

내 속에 가득 찬

내 소망을 알아낸 즉시

내가 바라는 세계로 향해 나아갑니다

 

내 마음을 알아듣는 허공

그 곳곳에 눈이

무수히 많은 형상을 들이대고

나를 부르는 유혹에

망설임 따위는 지워지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이면 거기가

어디든, 나를 던져 넣습니다

 

알맹이 없는

미아 적

나를 죽을힘으로 빼내어

희미하던 과거에서

허공의 눈으로 새롭게 틔워

절망을 지우고 새 생명의 영광으로

허락된 지상에서 선택받은 하나로

태양이 떠오르듯 나는 환생합니다

 

똑바로 눈 맞출 수 없는

광명한 태양 빛

천지를 품 안에 들여앉히고 다스리는

환한 빛 속에 당당함으로 눈을 뜬

허공의 눈, 태양이

허공을 생명으로 채우라고

나에게 다짐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