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3 17:32

물고기의 외길 삶

조회 수 15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물고기의 외길 삶/강민경                   

                

 

거친 파도가

방파제 둑에 부딪혀 튀어 오를 때마다

, 공으로 물고기를 줍겠다고

길 위를 살펴보았지만

죽은 고기는커녕, 상한 고기 한 마리 없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저 큰 파도의 힘을

손바닥만 한 물고기가 어떻게 피한 걸까요

무슨 수로 저런 억압과 올무에서

벗어난 걸까요

 

세상이 텃밭인 사람들은

작은 일, 개인의 일도 참질 못하고 곧잘

화내고, 싸우고, 울고, 때 쓰다가 드러눕고

때로는 세상 바람에 맞아

상처 입은 제 모습 자주 드러내는데

 

물고기는

물고기도 죽기도 하겠지만

물에 맞아 죽었다는 소문은 들은 적 없으니

파도칠 때 무엇을 했던 걸까요

 

수심 깊은 곳에서

납작 엎드려 물결에 동요하지 않고 사는

물고기의 외길 삶

나도 잘은 모르지만, 난세를 살아가는 그 삶이

부러웠나 봅니다

길바닥에 물고기 한 마리

없는 걸 보면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9 여행-고창수 file 미주문협 2017.06.29 153
1038 행복은 언제나 나를 보고 웃는다 file 오연희 2017.06.30 103
1037 사람에게 반한 나무 강민경 2017.07.01 102
1036 그래도와 괜찮아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01 96
1035 7월의 생각 강민경 2017.07.07 165
1034 임 보러 가오 강민경 2017.07.15 141
1033 산동네 비둘기 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16 157
1032 석양빛 강민경 2017.07.22 151
1031 쥐 잡아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27 151
» 물고기의 외길 삶 강민경 2017.08.03 159
1029 알로에의 보은 강민경 2017.08.11 264
1028 곽상희 8월 서신 - ‘뉴욕의 까치발소리’ 미주문협 2017.08.24 130
1027 닭들은 식물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8.30 87
1026 여름 보내기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7.08.30 192
1025 시 / 바람 3 son,yongsang 2017.09.04 233
1024 수필 삶은, 눈뜨고 꿈꾸는 꿈의 여행이다 / 수필 박영숙영 2017.09.05 298
1023 그리움 하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9.08 158
1022 두개의 그림자 강민경 2017.09.16 194
1021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하늘호수 2017.09.16 223
1020 밤바다 2 하늘호수 2017.09.23 153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113 Next
/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