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앞에 서면

by 강민경 posted May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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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앞에 서면/강민경

 

 

UH 대학로

꽃길 따라가다

시든 꽃 앞에 서면 펄펄 날던

내 꽃 시절이 낯설었어요

  

애환을 떨쳐 내고 가슴으로 끓인 훈훈함으로 

온몸을 감싸는데

애쓴 만큼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은

낮 선 이국땅이었어요

 

먼저 핀 꽃을 돌아보는 행렬에 쌓인

공존이 아름다울수록

바람에 날리는 꽃잎 같은 나

 

꽃 피운 어제나

꽃 떨구고 초라한 오늘이나 한결같은

짧고도 긴 세월

어둠 깨우는 별빛이었다는 후끈거림은

언제나 내 가슴속 보일러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