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1 13:10

나를 먼저 보내며

조회 수 15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를 먼저 보내며/강민경

 

 

       사철 구분 뚜렷함 없이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떨어져 눕는

       하와이, 나뭇잎들도

       옷 갈아입을 때는 안다

 

       그들에게도 겨울은 온다고

       노란 나뭇잎 떨어뜨려

       사람들이, 저를 밟고 걷는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똑같은 소리로

       한국의 단풍 길을 연상케 한다

 

        내가

       어머니 곁에 있겠다고 고집부릴 때

       나를 먼저 보내며 곧 따라오시겠다

       달래시고 하염없이 손 흔들어

       길을 터 주신 그분과 같이

       나무도

       제 살점을 그렇게 떨구어 내겠지!

       가을이면 새로 올 생명을 위해

       먼저 보내고 뒤따르며 감내한

       벗어버릴 수 없는 희생은

 

       허무하고 서운하고 슬픈

       운행(運行) 같지만

       지구의 행복은 더욱, 빛나고

       거룩한 삶인 것이 분명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9 전자기기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11 163
1338 소망과 절망에 대하여 강민경 2018.12.05 101
1337 당신은 나의 꽃/강민경 강민경 2018.11.30 189
1336 밤, 강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30 100
1335 H2O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24 222
1334 덫/강민경 강민경 2018.11.23 103
1333 빛의 일기 강민경 2018.11.15 75
1332 짝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13 106
1331 폴짝폴짝 들락날락 강민경 2018.11.07 125
1330 팥빙수 한 그릇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30 79
» 나를 먼저 보내며 강민경 2018.10.21 156
1328 가을 퇴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19 210
1327 사랑은 그런 것이다/강민경 강민경 2018.10.14 101
1326 가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11 205
1325 나무 뿌리를 보는데 강민경 2018.10.08 133
1324 가슴으로 찍은 사진 강민경 2018.10.01 125
1323 불편한 관계/강민경 강민경 2018.09.23 134
1322 가을에게/강민경 강민경 2018.09.23 133
1321 하늘처럼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9.22 85
1320 가을 묵상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9.15 93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 113 Next
/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