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그립습니다 / 성백군

by 하늘호수 posted Feb 0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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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그립습니다 / 성백군

 

 

자다가 깨어 보니

방안이 환합니다

 

가로등 불빛이 스며든 것일까

맞은편

아파트 감시 등이 날 살피러 들어온 것일까

밤이 밤 같지가 않습니다

 

옛 내 어릴 적

전깃불이 없었던 시골

달도 별도 없는 밤, 마실 갔다 올 때는

앞이 안 보여서, 너무 캄캄하여

돌담을 더듬느라

어둠도 무서워할 겨를이 없었었는데

 

지금은

너무 밝아서 어둠이 없어져서

밝음이 무섭습니다

매일매일 보도되는 구석구석 사건사고

차라리, 안 들으니만 못한 것들이 기를 쓰고 들리니

 

어둠이 그립습니다

안 보여서 좋고

몰라서 좋은 내 어릴 적 그 시간

가난했던

그 동네, 그 사람들이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