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2 03:02

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조회 수 19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넘어간 자리 / 성백군

                             

                                                                                         

 

종일 몸살 앓던 대지(大地)

서산에 떨어지자

신열을 토해내며 기지개를 켭니다

굽은 등이 펴지고 팔다리가 뻗칠 때마다

관절 사이에서 어둠이 기어나와 발바닥을 핥습니다

침묵은 깨어지고

발등으로, 무릎으로, 언어(言語)들이 올라와

귀가 밝아집니다.

 

한낮의 열기가 밀리는 자리에

밤의 정령들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억눌린 육신을 덮어주고

소외된 영혼이 위로를 받습니다

 

삶이 같지 않더라도

생욕은 영원하고

고난의 앞자리가 아프긴 하지만

끝자리도 있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면

고난 속에도 기쁨이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어둠이 깊어 갈수록 별들은 밝아지고

별이 똑똑할 때마다  어둠은 어리석어집니다

양지가 음지되고 음지가 양지되는 넘어간 자리에는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있는

편안한 행복이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9 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 강민경 2019.05.04 56
858 철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07 86
857 터널 강민경 2019.05.11 134
856 모퉁이 집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14 90
855 그만큼만 작은나무 2019.05.15 170
854 착한 갈대 강민경 2019.05.16 99
853 정용진 시인의 한시 정용진 2019.05.17 212
852 자동차 정기점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21 171
851 나는 외출 중입니다/강민경 강민경 2019.05.23 78
850 가는 봄이 하는 말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28 88
849 조개의 눈물 강민경 2019.05.30 139
848 철쇄로 만든 사진틀 안의 참새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5.31 175
847 당신과 약속한 장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03 77
846 사목(死木)에 돋는 싹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04 115
845 빛에도 사연이 강민경 2019.06.06 117
844 광야에 핀 꽃 / 필제 김원각 泌縡 2019.06.07 134
843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11 246
842 올무와 구속/강민경 강민경 2019.06.11 158
» 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12 190
840 봄바람이 찾아온 하와이 / 泌縡 김원각 泌縡 2019.06.15 113
Board Pagination Prev 1 ...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 113 Next
/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