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내 연인

by 강민경 posted Sep 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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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은 내 연인/강민경



   내가 아주 조금씩 지워져 가고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순간순간
   지치고 부대끼는 삶
   속에 일 초라도 떨어진 적 없어 서로
   알아본 참모습이 들어가 있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가장 잘 압니다. 나나
  
   혹은, 당신이
   애인 사이였다는 것을 서로 시인하기 이전이나
   나중이라고, 행여 흔적 지울라치면
   태어난 그 시간부터 당신이 주인이었다고
   준비 없는 준비를 서두르며
   형형색색으로 드러낸, 천지(天地) 역사
   갈무리하는 무한함으로 다가와
   부추기고, 추근대고, 강요 한 일 없이  
   내 안에서, 당신 안에서 이뤄지는 생애에
   소멸이란 단어를 지웁니다

   언제 무슨 일이든 굼떠 보여도
   사실은 순간순간마다 일일이
   그냥 지나치는 일 없는 당신은 나 자신이고
   나는 당연한 당신이므로 영혼을 맡기고
   맡아서 보살피는 지금 이 시간도
   떨어지지 못하고 티걱태걱
   분, 초를 다투며 서로 확인받으며
   끝이 안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