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3 17:32

물고기의 외길 삶

조회 수 1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물고기의 외길 삶/강민경                   

                

 

거친 파도가

방파제 둑에 부딪혀 튀어 오를 때마다

, 공으로 물고기를 줍겠다고

길 위를 살펴보았지만

죽은 고기는커녕, 상한 고기 한 마리 없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저 큰 파도의 힘을

손바닥만 한 물고기가 어떻게 피한 걸까요

무슨 수로 저런 억압과 올무에서

벗어난 걸까요

 

세상이 텃밭인 사람들은

작은 일, 개인의 일도 참질 못하고 곧잘

화내고, 싸우고, 울고, 때 쓰다가 드러눕고

때로는 세상 바람에 맞아

상처 입은 제 모습 자주 드러내는데

 

물고기는

물고기도 죽기도 하겠지만

물에 맞아 죽었다는 소문은 들은 적 없으니

파도칠 때 무엇을 했던 걸까요

 

수심 깊은 곳에서

납작 엎드려 물결에 동요하지 않고 사는

물고기의 외길 삶

나도 잘은 모르지만, 난세를 살아가는 그 삶이

부러웠나 봅니다

길바닥에 물고기 한 마리

없는 걸 보면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40 시조 봄볕/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9 181
2139 시조 깨어나라,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8 161
2138 시조 젖은 이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7 112
2137 시조 똬리를 틀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6 109
2136 시조 물소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5 139
2135 시조 부딪힌 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4 126
2134 시조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3 81
2133 시조 등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2 95
2132 시조 나는, 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8 90
2131 시조 산수유 피던 날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7 119
2130 시조 빈터 / 천숙녀 독도시인 2022.03.06 156
2129 나는 네가 싫다 유진왕 2022.03.06 125
2128 시조 우리 사랑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5 101
2127 시조 우수 지나 경칩 되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4 238
2126 시조 더하기 곱하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3 83
2125 시조 중심(中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2 172
2124 인생길-2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3.02 91
2123 시조 귀한 책이 있습니다 file 독도시인 2022.03.01 113
2122 시조 삼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8 81
2121 시조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 file 독도시인 2022.02.27 7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113 Next
/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