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면서

by 박성춘 posted Oct 2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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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면서


NaCl



살아 가면서
나를 나타 낼 때도 있지만
나를 숨겨야 할 때도 있다.

살아 가면서
나를 살려야 할 때도 있지만
나를 죽여야 할 때도 있다.

살아 가면서
더불어 살아갈 때도 있지만
홀로 고독속에 빠져들 때도 있다

살아 가면서
남으로 부터 상처 받을 때도 있지만
오히려 남에게 상처 줄 때가 많다

살아 가면서
뱀처럼 낡은 허물을 벗어야 할 때가 찾아오면
그 허물을 질질 끌며 버리지 못할 때도 있고
그 허물을 과감히 버릴 때도 있다

살아 가면서
거의 생기가 남아 있지 않은 순간
마지막 순간, 하늘을 바라보는 자도 있고
끝내 땅을 쳐다보는 자도 있다

살아 가면서
이 땅을 밟고 지난 발자국들
삶의 흔적을 남기고 떠날 때에

부디 무심코 밟고 지난
개미 뒷다리의 상처마저
원한으로 남지 않고
환한 미소로 그 곳에서 다시,
만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