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말리고 싶다, 발 / 천숙녀

by 독도시인 posted Jan 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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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고 싶다, 발 / 천숙녀

 

 

종일 밟고 다녔던 발바닥

하루를 접고 말리고 싶다

딱지를 떼어내면서 맨발 씻겨 주는 밤

 

 

다 해져 꺾이고 패인 발

맥을 짚고 풀어야지

밖으로 비스듬히 닳아 뒤뚱이는 구두 굽

 

 

조임을 위해 나사 돌리듯

발목 끈을 묶으면서

뒤축에 단단히 박힌 금속 심지에 힘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