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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세상에서 첨 본 외국영화 - 금지된 장난 -


저 - 금지된 장난 - 이란 영화는 영화보다도 -로망스 -라고
이름이 붙여진 기타 연주곡이 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싶다.
그때 당시만해도 외국 영화는 시네마스코프에 화려한 권총잡이 서부 영화가
판을 칠 때였는데
저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 속에 아이들이 죽은 강아지를 끌어 안고 슬퍼하며
파 묻은 곳에다가 맨날맨날 십자가를 훔쳐다가 장식하는
흑백영화를 아이들이 졸지 않고 봤다면
그 아이는 분명히 부모님들에게 영화 보고와서 이야기를 해주면
상금을 받을 수있는 아이였거나 아니면
어제 밤을 뒤지게 잘 잔 아이 였을것이다.
지금도 언듯언듯 기억 나는 것은
제2차대전 피난중에 독일군의 공습으로 부모가 죽어
고아가 된 소녀가 인형같은 죽은강아지를 껴안고 있는 장면과
그녀의 친구인 다른 철부지 소년이고
다음은
친구 남자 아이가 죽은 강아지의 무덤에 십자가를 보는 족족 훔쳐다가
장식하는 재미없고 졸음오는 영화였다.

지금 그 장면을 떠올리면
감독은 저 영화를 통해 우리 인간들의 전쟁이 얼마나 잔인한 죄악인가를
어린아이들의 눈을 통해 신란하게 고발한 영화인 줄을 알겠지만
당시는 나도 주인공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였기 때문에
저 어른들의 생각을 당연히 이해 못 했었다.
내말은 우리가 본 사건이나 영화가 세월을 달리하면
또다시 새롭게 이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어제 나는 우리동네 도서관에서 저 영화를 찾아 보기로 했다.
이 덩치큰 건물에 꼭 있을 것같은 기대감으로
컴퓨터를 검색했으나 우리말의 -금지된 장난-을
프랜취( 프랑스 말 )로 머라 해야 하는지
또 영어로 말하려해도 내 실력으로는 감감하기만 할 뿐 이였다. ,
오직 아직도 귀에 익은- Romance -를 혹시나하고
컴퓨터에 넣어 봤지만 수백가지가 검색되서 그것 읽는 시간만으로도
하루밤을 꼽박 세워야 할 것 같았다.
결국은 그런 나같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유급직원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 할 수 박에 없었다.
한 오십대쯤의 자상한 이웃 동네아주머니 인상에 미소까지
머금은 그 여인과 마치 -티비는 사랑을 싣고 -처럼
- 로망스 -라는 조그마한 음악표제를 가지고
싸이버 여행을 떠난 것이였다.
여행에는 역시 오랜경험을 소유한 탁월한 가이드가 필요하듯이
나도 유능하고 경험많은 가이드를 만나  함께 싸이버 여행을
떠난 것이다.
그런데 아주 짧은 시간에 끝이나 버린 싸이버 여행이 되 버렸다.
경험이 많은
이 아주머니는 순식간에 한 표제를 찾아
"이 영화같다"며 내게 보여준다.
프랜취로는-Jeux Interdits -였고
영어 번역이 - Forbidden Game -이였는데 1952에 만들어 져서
1953년에 오스카 최우수 외국영화상을 수상한 영화라는
짧은 안내문구가 붙여져 있었다.
오래전 우리말로 - 금지된 장난 -이란 표제가 붙어 소개됐지만
영화를 감상하고 나서는 솔직히 -금지된 놀이 -란
영문 표제가 더 공감이 갔었는데 이유는
-금지된 장난 -이란 번역이 좀 어른의 구미에 맞춘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 놀이 -라 부르기에도 좀 어줍잔은 표현이 되겠지만
어른들의 눈으로 본 - 장난 -은 "절대 아니올시다."같아서
말이다.
암튼 나도 거의 50여년 만에 다시본 영화의 감상문을
이렇게 올려 보겠다.


감독 : Rene Clement
Paulette : Brigitte Fossey
Michel : Georges Poujouly

영화의 시작은 우리들의 귀에 익은 저- 로망스-의 선률이 조용히 배경으로
깔려 흘러 나오며
배역의 이름을 담은 책장을 넘기면서 온 화면과 우리 들의
추억을 천천히 깨워 놓는다.

1940년 6월
피난 행렬이 아우성치며 끝 없이 이여진
프랑스 파리의 남쪽 쯤 돼는 농촌이였다.
나치의 폭격기와 전투기 편대가 하늘을 까맣게 매우며 날아온다.
더러운 인간백정들인 나치는 드디여 프랑스를 침략하여
마구잡이로 인간을 학살하고 있었다.
물론 장면은 전쟁터에서
총을 든 군인들끼리의 싸움이 아니고 무고한 피난민들에게
무차별 공습을 자행하는 잔악한 살륙이 크로즈 업 된다.
이 피난길에 강아지를 끌어안은 이제 다섯살박이 천사 폴랫 가족이
잠시 등장하여
폴랫의 부모와 강아지가 전쟁의 제물로 먼저 받쳐진다.
전투기의 무자비한 기총소사에 학살당한
죽은 엄마의 볼과 자신의 볼을 연신 어루만지다
죽은 강아지를 끌어 안고
인파에 휩쓸리는 폴랫은 어느 소박한 중년부부
피난민에게 발견돼여 그들의 손수례를 탈수있게 되지만
어른들의 눈에는
이 긴박한 상황에 저 죽은 강아지가 아무짝에 쓸수없다는
사실을 너무 잘아는 착한 아주머니였다.
그녀는 폴랫에게서 얼른 강아지를 빼앗아 다리 밑에 흐르는
강물에 던져 버린다.
물끄러미 떠내려 가는 강아지를 고개 돌려 한참 바라보든
폴랫은 살그머니 수례에서 내려와 강아지를 건지러
피난대열을 떠나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죽은 강아지를 다시 건져 품에 안은 폴랫은
이세상에 정말 혼자 였다.
때마침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송아지를 쫓든 미샐이
폴랫을 발견한다.
미샐은 한 열살쯤 된 순진한 시골 소년이였다.
그들은 금방 친구가 된다.
고아가 된 폴랫을 미샐은 가족들에게 소개하고
또 순박한 시골 인정이 폴랫을 받아준다.
전형적인 농가는 변함없이 불결하긴 해도
마음씨가 바르고 매우 인간적이다.
도시에서 자란 폴랫의 옷차림과 머리 샴푸냄새,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전에 폴랫이 미샐의 가족들 볼에 해주는
- 긋 나잇 키스 -는 마치 우리 메마른 사무실에
어느날 누군가가 가져다 꼽아놓은 한송이 장미처럼
그들에게 미소와 활기를 퍼트린다.
재수없이 폭격으로 혼이나간 말마차에 치여 죽는줄도 모르고 죽어가는
미샐의 큰형에게도 미소를 선사했다.

아침에 일어난 폴랫은
밤새 악몽으로 잠자리 뒷치닥 거림도 잊고
강아지를 뭍어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하여
강아지 뭍을 곳을 찾다가 드디여 오래된 물방앗간에
미샐과 둘이서 강아지를 뭍게된다.
폴랫은 그래도 걱정스럽다.
죽은 강아지가 혼자여서 얼마나 쓸쓸할까 하고.
미샐은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방앗간에 기르던
올빼미 둥지에서 죽은 쥐를 꺼내 근처에 뭍어주며
강아지 친구가 되 줄 수 있을거라 말하며
나무로 어설프게 십자가를 만들어 강아지 무덤에 박아 준다.

평화스러운 마을이다.
물론 여기에도 인간들의 꿈과 욕망 그리고 질투와
이기심은 있지만
그들은 본래 선하게 태여낳고
자라면서 그런 인간들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살륙하는줄 정말 듣도 보도 못하고
착하게 자란 사람들이였다.

이 평화스러운 마을에 조그마한 사건이 생기기 시작했다.
갑자기 십자가가 없어지는 일 말이다 .
물론 범인은 미샐이였다.
동네 조그마한 성당에서
미샐은 본당 신부님에게 십자가 훔친 고백성사를 하고
다음 미샐의 누이가 옆집 총각과 사랑에 빠진 죄( ? )를
고백한다.
고백성사를 한후 미샐은 성당 안에서 보속으로 기도를
하다가 문득 제대 앞 십자가를 보고 엉뚱한 생각을
하고 만다.
" 아 ~~~ 저 빛나는 십자가를 가져다가
강아지 무덤을 장식하면 어떨까 ? "
( 맙소사 ! )
그는 정말 그 십자가를 가져가려다가
실수를하여 고백성사를 주던
본당신부님에게 들켜 가지고
그 양반에게 엉덩이를 맞지 않으려 출행랑을 쳐 버린다.
저 천사같은 내 친구 폴랫만 좋아한다면
미샐은 폴랫을 위로하기 위해 강아지 무덤근처를
완전히 동물 공동묘지를 만들어 십자가를 훔쳐다가
치장을 하기 시작한 것이였다.

이제 강아지 무덤 근처의 진실은 밝혀지고
순진한 미샐아버지의 경험으로 폴랫의 장래가 적십자사에 맡겨 지게 돼였다.
미샐은 친구를 잃지 않기위해 몸부림치지만
우리처럼 경험을 앞세우며 현실을 들먹거리는 저 어른들 세계는
언제나 저런 미샐이 안중에 없기 마련이잖던가.
어른들의 바보짓에 실망과 분통을 터트려야 하는
미샐은 강아지 묘지의 십자가를 뽑아 마구 강물에 던지며
분을 삭이며 괴로워 한다.
한편 저 친절하고 인간애를 가득 안고 산다는 어른들에게
맡겨진 폴랫은 혼자 역에서 기차를 기다린다.
애정어린 수녀님이 달아준 이름표를 단채 !
정말 잊지못할 장면이였다.
어느 엄마가 자신의 아들을 힘차게 부르며 찾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미샐이였다.
이제 저 천사같은 폴랫이 두려움과 그리움으로
연약하게" 미샐, 미샐, 미샐, 미샐, 미샐 ! "하고 울부짓으며
드디여 이세상 단하나의 친구 미샐을 찾아 어디론가 찾아 나선다.
( 나도 이장면에서는 마구 눈물을 흘리며 울고 말았다. )


50여년 세계 제 2차 대전 종전후에 만든 영화였지만
전쟁의 추악함을- 라이언 일병 구하기 -처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지 않고도
통렬하게 고발한 영화였다.
한가지 만약에 내가 한국에 나가 저 - 티비는 사랑을 싣고 -란
프로그램에 출연 할 수 있다면 !
나는 단연 저 순진무구한 천사 폴랫역의
Brigitte Fossey를 한번 찾아 봐 달라 하고 싶었다.
그리고 물론
여러분들에게 꼭 다시 한번 더 보라고 권하고 싶은 영화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