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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 테리샤이보 신드럼

2007.02.22 09:14

이 상옥 조회 수:294 추천:33



나는 지금 맥 없이 머엉하니 먼 하늘을 처다보며 돌아가신 내 작은 아주머니를
머리 속에 떠 올리며 긴장 속에 보낸 지난 몇 주를 생각하고 있다.
년초 라스베가스를 다녀 왔고
그리고 이여진 캐리빈 쿠루징을 떠난 우리 부부는 정말 행운 만 가져다 주는
돼지띠 정해년인줄 알고 얼마나 기뻐 했었던가    !
아이들도 올해가 나의 60회 생일이라며 나름대로 멋진 내 생일 선물을 준비 했었는데       ,,,,,,

그러니까
지난달 19일 로얄 캐리빈 우리배가 마악 미국 해역에 들어 선 순간
따르릉하고 내 쌜폰이 울렸다.
얼른 전화기를 받아 든 순간 나는 입에 침이 마르고 목이 타기 시작 했다.
바로 작은 형님의 전화였었는데 작은 아주머니가 코마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튼날 풀로리다 포트 라더데일 항구에서 배에서 내리자 마자 우리 부부는 곧
가장 빨리 올수 있는 비행기를 타고 시카고로 왔다.
이런 일을 예상 못한 나는 일요일 Korean Senoir Club모임이 있고 월요일에는 교구에서
내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해 탈북 동포들을 위한 모든 질의 응답에 답해야 한다.
집에 도착한 나는 곧 알링턴 버지니아에 전화를 해서 작은 아주머니의 용태를 묻고
내 처지를 형님께 설명 드렸다.
작은 형님은 내 이야기를 들으신 다음 시간이 좀 있으니까 볼 일 다 보고 와도 됀다고
말씀해 주셨다.

우선 Korean Senior Club에 문제가 생겨 있었다.
천주교 신자들과 개신교 신자간에 사소한 일로 싸움이 있었고 그런 일로 천주교회에서는
아예 쫓아내려는 생각인가 보다.
암튼 시간을 벌어 놔야 했지만
나는 암만 생각해도 이해 못 할 일이였다.
그 다음 교구에서 있을 프레젠테이션을 점검 했다.
교구 정의 평화 위원회 대표인 탐 갈릿즈가 부탁한 짧은 글을 영역해서
준비하기로 한 일이 문득 생각나 연락을 취한 결과는
한마디로 무 응답이였다.
시카고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 여인이였지만 생각을 어떻게 했었길레
내게 돈을 요구하며 흥정을 하려해서 나도 물론 자원 봉사로 일하지만 내가 고국과 중국 다녀온 돈
내 자신이 기꺼히 일의 성사를 위해 내 놨으니까" 좀 봐주쇼 ? "라고 호소를 한 것이
이렇게 쓰다 달다 말도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을 비틀어 놓게 될줄이야     !
나는 급히 친구인 Dr.Lee에게 부탁을 해서 해결 했지만
참 어렵고도 힘든일이 갑자기 내게만 쏫아져 내린 듯 했다.

월요일 일을 마치고
나는 허겁지겁 내 차를 몰고 알링턴 버지니아를 행했다.
아내를 아들 피터에게 부탁하고,
혼자서 디립다 밟고 밟아 12시간을 달려
워싱턴 디씨에는  늦은 밤 12시쯤 형님 댁에 도착 했다.
주위 경치는 변함 없는 모습이지만
다만 달라진 사실은 초라한 내 작은 형님이 혼자서 나를 마지해 주신다는 사실 일께다.
살기 바쁜 아이들은 낮에는 연락도 하고 바삐 다니지만 밤이면
또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리라.
나는 우선 피곤하기도 하고  또 아직 아주머니가 살아 계시다는 사실에 곧 잠이 들었다.

또 아침이 왔고
형님을 깨워 같이 맥더널드로 아침 식사를 하러 갔다.
혼자 사시는 작은 형님 아침을 해결해 주는 식당은 곧 작은 형님을 알아보고
모두들 아는체를 했다.
대략 아침을 해결한 우리는 곧 바로 병원으로 달려 갔다.
이노오바 알랙잔드리아 병원 인텐시브 캐어 유닛에 계시는 작은 아주머니는
삼엄한 경비속에 누어 계셨다.
산소 호흡기, 심장 박동 상태라던가 저 인공 생명 유지기에는 온 갖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최신 장비로 무장 돼 있었다.
환자가 조금만 이상해도 경보 장치가 울린다던가 말이다.
나는 그 곳에서 우리 형님과 43년 동안을 함께 살아 온 작은 아주머니가 고통 속에 생명을 이여가려는 몸부림을 처다봤다.

간호사에게 자세히 들은 병세는 희망이 전혀 없었다.
이미 뇌사 상태이기 때문에 상태가 좋아져도 기억을 잃어버려 자신이 누구인지 또
작은 형님이 누군지도 모르게 된단다.
나는 정말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 아니 이 세상에 희망이 전혀 없다니    ?  "
챌시라는 그 백인 간호사는 내 등을 쓰다듬으며 함께 울고 있었다.

화요일도 수요일도 목요일도 그렇게 보냈다.
작은 형님 말이 금요일 날 저 생명 연장 장치를 떼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표정이 무척 어두우셨다.
이제 금요일이 왔고
나는 일어나 검정 양복에 검은 넥타이를 맸다.
벌써 아침 7시인데 아래 층에서 작은 형님이 전화를 받으신다.
아주머니 친구 분이 지난 5년 동안 아주머니를 위해 기도하셨다는데 오늘은 마지막으로 뵙고 싶어
병원에 가고 싶은데 병원을 잘 모르신다는 전화에 그 분을 모시고 가기로 했다.
맥더널드에서 아침을 사들고 그 아주머니를 만나 태워 함께 병원으로 갔다.

병원 아침은 조용 했다.
우리들을 이이 눈에 익힌 씨큐리티 가-드에게 눈 인사를 하고
바로 옆에 방에 심장 마비로 입원 중인 88세 할머니의 여 동생과
친 딸인 제인이 때 마침 들어 오다가 나를 보고는
걱정 스럽게 물었다.
아마 까만 정장 입은 나를 보고 불안 했으리라.
나는 간단히 어쩌면 오늘 저 생명 연장 장치 떼게 될 것 같다고 만 말을 했다.
그 두 여인은 정말 자신의 그 누구처럼 슬픈 표정이 역력하다.
ICU문을 열어 달래서 작은 형님과
그 아주머니의 친구를 먼저 들여 보내고 내가 잠시 다른 일로 간호사에게 간 사이
기적 같은 일이 벌어 진 것이였다.
갑자기 작은 형님과 그 아주머니의 놀란 음성과 표정이 역력했다.
나도 급히 아주머니 병실로 달려 갔다.
아주머니가 눈을 뜬채 작은 형님을 알아 본 듯 보였고 그 아주머니 친구도
아주머니의 아는 척 하는 행동에
깜짝 놀란 것이였다.
급히 달려온 수 간호사가 여러가지 진정한 동작임을 알아 보려고 취 한 행동에
그러나 아주머니는 전혀 감각이 없다.
드디여 조카 아이들과 손녀와 손자까지 모였다.
변함없는 병실에는 무거운 침묵 만이 가득 했다.
그리고나서 우리 가족들과 담당 의사 네명은 다른 방으로 갔다.
먼저 담당의사들이 차례로 자신의 견해를 피력 했다.
한마디로 말해 조그마한 희망 조차 전혀 없었다.
나는 그들에게 아침 일을 설명하고 당신들이 괜찮다면 월요일 아침까지 연기해 줄 수 있겠는가  ?
물었다.
바로 작은 형님의 뜻을 전 한 것이였다.
병원 측은 모두 "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작은 아주머니 이 세상 마지막 모습을 보게 될 것. "이라며 찬성했다.
우리는 그래서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했다.
나는 안다.
작은 형님이 우리 앞에서는 아주머니의 운명이 다 됐다고 말을 하지만
얼마나 보고 싶고 않스러워 하시는 줄을 말이다.
인지 상정이라고
나와 관계없는 인간과 나와 이런 저런 인연이 닿아 있는 사이란  항상 다르고 말고       !
나는 문득 지난 2년전에 테리 샤이보 씬드럼이란 글을 쓴 생각이 났다.
많은 분들이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을 때
내가 한일이란 지극히 오른 일이고 바른 일 일지 모르지만
내가 이런 경우를 당 해 보지 못 한 상태 였든 것은 사실이였다.
나는 이런 경우 친지들이 격어야 하는 고통을 못 본척 한 무뢰한이 된 느낌이였다.
결국 아주머니는 이 세상을 하직하게 될테고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사전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에 나는 작은 형님 친구 분중에 호상을 정 했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드디여 또 다시 월요일은 오고 말았다.
작은 형님을 모시고 변함 없이 병원에 간 나는 이제 정말 아주머니와 작별하는 날 인줄을 알게 됐다.
고통으로 진통제를 놔서 잠이 드신 아주머니가 조용히 누워 계신다.
조카 아이들과 며느리, 또 손녀와 손자가 마지막 작별을 고하자 수 간호사 챌시는 잠시 우리 들에게 나가 달라고
말을 한 다음
몇 사람들과 함께 자신이 해야 할일을 할 동안
우리는 ICU옆에 있는 가족들 방에 가서 초조히 기다렸다.
30분 쯤 후
챌시가 나를 찾아와 이제 준비가 다 됐다고 알려 줬다.
우리는 우르르 작은 아주머니 병실로 달려 갔다.
이미 숨을 몰아 쉬는 작은 아주머니 셨다.
아침 9시에 모든 생명 연장 보조 장치를 떼시고 꼭 1시간 30분을 더 사신 아주머니는 월요일 아침 10시 30분
이 세상을 하직하셨다.
마지막 극적인 장면은 생략하겠지만 수 간호사 챌시가 내 등을 두드리며 함께 울고 서 있는 모습은
역시 인간사란 저 따뜻한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 돼는 모양이다.
' 주님   !    당신의 품에 안기는  우리 사랑하는 작은 아주머니를 돌보아 주십시요. '
나는 울음 섞인 기도를 주님께 받치며
아내와 딸부부 그리고 아들 피터부부와 큰형님과 누님께 작은 아주머니의 부고를 알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