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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잠시 쉬였다 갑시다. "

2006.04.27 12:06

이 상옥 조회 수:285 추천:56


나는 이미 강산이 거의 세번쯤이나 변했을 시간 동안 여기 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마치 바나나처럼 ( 겉은 노오랏고 속은 흰것. )
겉 모습보다 생각이나 습관들이 아마 많이 미국화 되 있을것 같읍니다.
맞읍니다.
흔히 말하는 문화의 차이 라고 말할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는 어쩌면 여러분들의 시야를 아주 넓게 해줄수도 있는
좋은 점이 될것 같아 이곳 생활에 대한 글을 올려 보렵니다.

그렇군요.
한마디로 세월은 쏜살같이 지나간 느낌 입니다.
오-버 타임하며 휴가를 반납하고 열심히 살아가던 그날들이
마치 특급 열차를 타고 가며 철길 옆 전신주를 바라 본것 처럼
순식간에 저멀리 멀어져 산 골짜구니 끝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 같은 내 인생의 순간들이 아쉬웠다는 말입니다.
멍하니 창밖으로 그냥 두둥실 떠가는 구름 만 처다 보다가
문득
친구 하나가 얼마전 내게 보낸 편지 중에 말했던 그 말을
내가 지금 같은 경우에 꼭 읽어야 될 내용 같아서 다시 읽어 봤읍니다.
그 내용은 대략 이랬답니다.


" 남미 어느 고산지대에는 도무지 서두르는 법이 없어 탐험대들의
애를 태우는 원주민들이 있다고 한다. . 탐험대의 짐을 날라 주는 일을
생업으로 하는 그 원주민들은 어느 정도 산을 오르고 나면 아무리
일정이 촉박해도 일단 쉬고 나야 움직인단다. . ' 시간이 없다 '
는 탐험대의 독촉을 그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데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쉬지 않고 너무 빨리 가면 영혼이 미쳐
몸을 따라 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다렸다가 영혼을 챙겨서 같이
가야지 너무 서두르면 몸과 영혼이 영영 분리되고 그렇게 되면
' 죽음에 이른다.'는 것이 그들의 믿음이다.
중략,

그렇더군요.
처음에는 살기 위해 열심히 몸도 돌보지 않은채 일만 하다가
그 다음에는 약간의 경제적인 여유로 내 사업을하며
밤세워 일한후 맛보는 성취감도 인생에서는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움 일수도 있지만,
만약에 영혼이 따라 올수 없을 정도로
" 빨리 , 더 빨리 " 일변도라면 이것도 곤란한가봐요.
해방이후 우리 나라도
정치와 경제를 일궈나가기 위해 쉴사이 없이 우리 자신을 혹사하며
이룬 물질적인 번영 같아서 그 해악이 이제 조금씩 머리를 들기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해본 답니다.
" 모로 가도 한양만 가면 된다. "라는 옛말이 새삼 떠오르는군요.
도덕과 양심은 사라지고 국수적인 애국이 판을 친다는 말이죠.
요즈음 황교수라던가
그 외에 여러 뒤숭숭한 세태가 우리들의 마음을 정말 무겁게 하는 군요.

어떻읍니까 ?
바로 이런때,
우리 가만히
창 밖에 눈을 돌려 눈을 가득 이고 있는 겨울 나무의 모습도 바라보고
아이들과 추억이 담긴 사진첩도 꺼내 보며
환한 미소 지으며 아이들에게 전화도 해보고 말이죠.
그렇게 영혼을 기다리는 시간 가져 보는 것도
우리들 영혼에게 여유를 줄수 있어 좋을 것 같읍니다.
어쩌면 그런 시간들이 우리들에게 더 값진 추억을 많이 담게하여
삶의 여유를 갖게 할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