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전화를 걸어야 한다 / 안선혜

2008.09.20 03:29

김영강 조회 수:802 추천:1

자고 일어나
창문을 열었을 때 허공에 걸려있는
그림 한 장

파아란 하늘가에
구름을 뚝뚝 떼어내 수제비를 끓이고 있을 때
나는 누구에겐가 전화를 걸어야 한다

해질무렵
빌딩 숲 뒤로
석양이 뜨겁다고 소리칠 때도

달려온 빗줄기
유리문을 두드리며
밤을 함께 세우자고 졸라 될 때도

비바람 몰아치는 날
팜트리가 위험에 처 했을 때도
나는 누구에겐가 전화를 걸어야 한다

이 아침
구름을 비집는 비행기 하나
내 마음 전하려 날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