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진 「독도 2: 섬사랑」

2004.08.02 23:11

solo 조회 수:319 추천:14


  고대진 「독도 2: 섬사랑」




더 가까이 오시면 우리
타버릴걸요
더 멀리 가시면 우리
얼어버릴걸요
어쩌지요
정말 우리
어쩌지요

더 가까이 말고
더 멀리 말고
그저 그만큼 거리에서

봄날 따스한 햇살 느낄
그저 그만큼 거리에서
조용한 기쁨 번져 낼
그저 그만큼 거리에서...

깊은 바다로 걸었지요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

당신도 따라 걸었지요
쩌엉 쩌엉
얼음 갈라지는 소리

잠기는 가슴끼리
바라만 보아야하는

바라만 보아야하는
그저 고만큼 만한 거리에
돌 섬 둘이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아침
동섬 그림자가
서섬을 껴안습니다

저녁
서섬 그림자가
동섬을 껴안습니다

시작 노트: 독도는 이름부터 독도(홀로섬)라서 참 외롭게 들린다. 하지만 독도는 섬 하나가 아니라 동도와 서도라 불리는 큰 바위 섬 두 개로 되어있다. 그림자가 서로 드리우는 거리에서 마주보고있는 섬들을 보고 있노라면 서로가 있기에 외롭지만은 않은 것 같다. 타버리지 않고 오래 지켜볼 수 있는 사랑이 그리운 계절이다.

고대진 (1952 - )「독도 2: 섬사랑」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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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인용한 시는 동섬과 서섬이 마주하고 있는 독도를 그린 작품이지만, 우리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관계와 사랑에 대해서도 음미하게 만든다. 가까이 하면 타버리고 멀리 가면 얼어버리는, 그래서 늘 적당한 거리에서 바라만 보아야하는 사랑이 "어쩌지요"란 말에서 절절하게 다가온다.
'영혼까지 독도에 산골하고'란 독도 관련 시를 모은 시집에 실려있는 고대진 시인의 작품이다. 이 시집은 미주에서 고대진, 오정방, 박정순, 한국에서 나호열, 이생진, 편부경, 여섯 시인이 함께 펴낸 책이다. 우리의 영토에 대한 당연한 사랑과 영유권을 시인답게 시로써 주장하고 시집으로 묶은 것이다. 시가 무슨 힘이 있으랴 하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시처럼 강렬한 바램의 응집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고 성경에서도 말씀하지 않으셨는가.
그래서 시는 살아서 움직인다. 독도는 우리들의 사랑이요 그리움이다. 어쩌지요.

2003-12-01 01: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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