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시집-그런 사람
2017.01.02 03:59
▶ 이민자의 홀로 살아가기
▶ 절절한 애환·몸부림 담아
고 김병현 시인의 유고시집 ‘그런 사람’(창조문학사)이 출간됐다.
시집 한권 내는 것이 소원이었던 고인을 기리기 위해 미주한국문인협회(회장 장효정) 주관으로 그를 사랑하는 문우들의 정성을 모아 내 놓은 시집이다. 지난해 타계한 고 김병현 시인이 미주정착 45년 동안 써온 시들 중 세상 밖으로 나온 99편은 거의가 인간의 본질인 외로움을 노래한다. 그리고 이민자로서 홀로 살아남기를 위한 몸부림과 애환을 절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김병현 시집 ‘그런 사람’에 부쳐 평문을 쓴 문인귀 시인은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그의 시 ‘유언’에 등장하는 싯구로 풀어내고 있다. ‘내가 이승 떠난 줄 모르고/ 안부 묻는 사람 있거든/ 죽었다고 말하지 말고/ 누군가 저 세상에서 나를 미치게 그리워하는 사람 있어/ 그 사람 만나러 갔다고 말해주게// 그 사람 나를 미치게 그리다가/ 아주 미쳐 버리기 전에/ 아주 미쳐버려 나를 딴 사람으로 보기 전에/ 서둘러 떠나느라고/ 일일이 작별인사 못했노라고 전해주게…’1937년 경북예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베트남전 참전 후 1970년대 LA로 이민을 왔다. LA한인타운과 행콕팍 등지에 부동산을 소유한 사업가로 잘 나가던 시절 그의 사업장으로 문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급기야 1982년 고 송상옥 소설가, 김호길 시조시인, 전달문 시인, 고 권순창 시인 등과 미주한국문인협회를 창립했다. 그는 정용진 시인이 표현했듯 ‘미주문협 탄생의 산파역을 맡았던 소 같던 사람’이고 김호길 시인에게는 ‘시보다 순수했던 사람’이었다.
문인귀 시인은 “고 김병현 시인은 미주문협 제3대 이사장과 제4대 회장을 역임했으나 가세가 기울면서 베이커스필드로 떠난 후 문인과의 교류가 점점 뜸해졌다”며 “마지막으로 그를 만났던 것이 2011년 10월 제18회 미주문학상 수상을 위해 LA로 나왔던 날이었다”고 회고했다. ‘정용진 시인하고 문형(문인귀 시인)하고 셋이서 호텔에라도 들어가 밤새도록 이야기 좀 했으면 좋겠어. 이게 내 마지막 소원이야’라며 떠났는데 그 것이 김병현 시인과의 마지막 대화가 되고 말았다고. 그 후 교통사고 소식을 들었고 계속 연결이 되지 않다가 유명을 달리한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유고시집을 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미주한국문인협회 장효정 회장은 “김병현 시인은 특유의 너그럽고 어진 성품으로 이민 초기 이곳 나성 문인들에게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협회의 행사 때 찾아와 격려를 해주셨고 몸져 누우실 때까지 ‘그런 사람’을 찾는 시 세계를 확고히 하며 시창작과 발표를 게을리 하지 않으셨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새벽안개처럼 노크도 없이/ 내 영혼 속으로 걸어 들어와/ 내 영혼의 어두운 방에 촛불을 켜 줄 사람/ 내 영혼의 겨울 동굴에 모닥불을 피워줄 사람/ 내 영혼의 빈 무대 위에서 함께 춤을 춰줄 사람/ 내 영혼의 차가운 관속에 함께 누워줄 사람/ 그런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 ‘그런 사람’ 중에서
고 김병현 시인의 유고시집 ‘그런 사람’(창조문학사)이 출간됐다.
시집 한권 내는 것이 소원이었던 고인을 기리기 위해 미주한국문인협회(회장 장효정) 주관으로 그를 사랑하는 문우들의 정성을 모아 내 놓은 시집이다. 지난해 타계한 고 김병현 시인이 미주정착 45년 동안 써온 시들 중 세상 밖으로 나온 99편은 거의가 인간의 본질인 외로움을 노래한다. 그리고 이민자로서 홀로 살아남기를 위한 몸부림과 애환을 절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김병현 시집 ‘그런 사람’에 부쳐 평문을 쓴 문인귀 시인은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그의 시 ‘유언’에 등장하는 싯구로 풀어내고 있다. ‘내가 이승 떠난 줄 모르고/ 안부 묻는 사람 있거든/ 죽었다고 말하지 말고/ 누군가 저 세상에서 나를 미치게 그리워하는 사람 있어/ 그 사람 만나러 갔다고 말해주게// 그 사람 나를 미치게 그리다가/ 아주 미쳐 버리기 전에/ 아주 미쳐버려 나를 딴 사람으로 보기 전에/ 서둘러 떠나느라고/ 일일이 작별인사 못했노라고 전해주게…’1937년 경북예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베트남전 참전 후 1970년대 LA로 이민을 왔다. LA한인타운과 행콕팍 등지에 부동산을 소유한 사업가로 잘 나가던 시절 그의 사업장으로 문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급기야 1982년 고 송상옥 소설가, 김호길 시조시인, 전달문 시인, 고 권순창 시인 등과 미주한국문인협회를 창립했다. 그는 정용진 시인이 표현했듯 ‘미주문협 탄생의 산파역을 맡았던 소 같던 사람’이고 김호길 시인에게는 ‘시보다 순수했던 사람’이었다.
문인귀 시인은 “고 김병현 시인은 미주문협 제3대 이사장과 제4대 회장을 역임했으나 가세가 기울면서 베이커스필드로 떠난 후 문인과의 교류가 점점 뜸해졌다”며 “마지막으로 그를 만났던 것이 2011년 10월 제18회 미주문학상 수상을 위해 LA로 나왔던 날이었다”고 회고했다. ‘정용진 시인하고 문형(문인귀 시인)하고 셋이서 호텔에라도 들어가 밤새도록 이야기 좀 했으면 좋겠어. 이게 내 마지막 소원이야’라며 떠났는데 그 것이 김병현 시인과의 마지막 대화가 되고 말았다고. 그 후 교통사고 소식을 들었고 계속 연결이 되지 않다가 유명을 달리한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유고시집을 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미주한국문인협회 장효정 회장은 “김병현 시인은 특유의 너그럽고 어진 성품으로 이민 초기 이곳 나성 문인들에게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협회의 행사 때 찾아와 격려를 해주셨고 몸져 누우실 때까지 ‘그런 사람’을 찾는 시 세계를 확고히 하며 시창작과 발표를 게을리 하지 않으셨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새벽안개처럼 노크도 없이/ 내 영혼 속으로 걸어 들어와/ 내 영혼의 어두운 방에 촛불을 켜 줄 사람/ 내 영혼의 겨울 동굴에 모닥불을 피워줄 사람/ 내 영혼의 빈 무대 위에서 함께 춤을 춰줄 사람/ 내 영혼의 차가운 관속에 함께 누워줄 사람/ 그런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 ‘그런 사람’ 중에서
고 김병현 시인의 유고시집 ‘그런 사람’(창조문학사)이 출간됐다.
시집 한권 내는 것이 소원이었던 고인을 기리기 위해 미주한국문인협회(회장 장효정) 주관으로 그를 사랑하는 문우들의 정성을 모아 내 놓은 시집이다. 지난해 타계한 고 김병현 시인이 미주정착 45년 동안 써온 시들 중 세상 밖으로 나온 99편은 거의가 인간의 본질인 외로움을 노래한다. 그리고 이민자로서 홀로 살아남기를 위한 몸부림과 애환을 절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김병현 시집 ‘그런 사람’에 부쳐 평문을 쓴 문인귀 시인은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그의 시 ‘유언’에 등장하는 싯구로 풀어내고 있다. ‘내가 이승 떠난 줄 모르고/ 안부 묻는 사람 있거든/ 죽었다고 말하지 말고/ 누군가 저 세상에서 나를 미치게 그리워하는 사람 있어/ 그 사람 만나러 갔다고 말해주게// 그 사람 나를 미치게 그리다가/ 아주 미쳐 버리기 전에/ 아주 미쳐버려 나를 딴 사람으로 보기 전에/ 서둘러 떠나느라고/ 일일이 작별인사 못했노라고 전해주게…’1937년 경북예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베트남전 참전 후 1970년대 LA로 이민을 왔다. LA한인타운과 행콕팍 등지에 부동산을 소유한 사업가로 잘 나가던 시절 그의 사업장으로 문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급기야 1982년 고 송상옥 소설가, 김호길 시조시인, 전달문 시인, 고 권순창 시인 등과 미주한국문인협회를 창립했다. 그는 정용진 시인이 표현했듯 ‘미주문협 탄생의 산파역을 맡았던 소 같던 사람’이고 김호길 시인에게는 ‘시보다 순수했던 사람’이었다.
문인귀 시인은 “고 김병현 시인은 미주문협 제3대 이사장과 제4대 회장을 역임했으나 가세가 기울면서 베이커스필드로 떠난 후 문인과의 교류가 점점 뜸해졌다”며 “마지막으로 그를 만났던 것이 2011년 10월 제18회 미주문학상 수상을 위해 LA로 나왔던 날이었다”고 회고했다. ‘정용진 시인하고 문형(문인귀 시인)하고 셋이서 호텔에라도 들어가 밤새도록 이야기 좀 했으면 좋겠어. 이게 내 마지막 소원이야’라며 떠났는데 그 것이 김병현 시인과의 마지막 대화가 되고 말았다고. 그 후 교통사고 소식을 들었고 계속 연결이 되지 않다가 유명을 달리한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유고시집을 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미주한국문인협회 장효정 회장은 “김병현 시인은 특유의 너그럽고 어진 성품으로 이민 초기 이곳 나성 문인들에게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협회의 행사 때 찾아와 격려를 해주셨고 몸져 누우실 때까지 ‘그런 사람’을 찾는 시 세계를 확고히 하며 시창작과 발표를 게을리 하지 않으셨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새벽안개처럼 노크도 없이/ 내 영혼 속으로 걸어 들어와/ 내 영혼의 어두운 방에 촛불을 켜 줄 사람/ 내 영혼의 겨울 동굴에 모닥불을 피워줄 사람/ 내 영혼의 빈 무대 위에서 함께 춤을 춰줄 사람/ 내 영혼의 차가운 관속에 함께 누워줄 사람/ 그런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 ‘그런 사람’ 중에서
고 김병현(앞줄 왼쪽 두번째) 시인의 생전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들(고원, 황영애, 송상옥, 문인귀, 위진록, 김호길씨 등)이
함께 한 1984년 사진.
-미주한국일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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