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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기 화석으로 피어서


                                 장효정



이민이란 계절풍을 타고
불타는 사막에 떨어진 새 한 마리


꿈밖에 던져진 꿈들이
길을 찾아 물길을 내며 흐르던
건기의 초원


팽팽히 하늘 겨루며 날려 보낸 생의 화살들
생의 감각을 흔들어 주었는데
사막에서 자라는 것은 바람 뿐
바람을 찢고 날아야 하는 고단한 새의 생은
눈물로 건너야 하는 일인 줄 알았네


헛디딘 삶에 꽃이 되지 못한 시간들
어찌할 겨를도 없이 놓아버린 시간들이
얼룩으로 박혀 화석으로 핀 나는


가시돋힌 불안을 껴안고 뒤쳐진 발톱으로
자구만 떠나온 쪽으로
기울어 가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