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명세-눈색이꽃

2020.04.02 10:18

미주문협 조회 수:254


20170220095644_1022522_1500_1631.jpg




눈색이꽃

                                      손명세

 

알라스카에서 보았다

녹아내리는 빙하 옆에서

 

눈얼음 삭이며 피어나고 있는

눈색이꽃은

더뎌지는 꿈의

차라리 노랗게 일어나는 분노였다

 

찬바람에 창백해진 햇볕마저

웃 솟는 수초들에게 빼앗기기 전

서둘러 열매를 익혀야 하는

눈색이꽃

 

시린 긴긴밤을 견딤은

꿈이 뒤채려는 몸짓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