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박꽃

2021.02.18 14:42

미주문협 조회 수: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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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꽃 - 이만구(李滿九)

순백의 그리움 피는가
지붕 위 넝쿨 속
환히 달빛 비쳐 보이는 미소로 
밤이슬 머금고
피어나던 청초한 박꽃

살아가면서               
어쩌다 당신 안에
조금이라도 역겨움 있다면
그런 티 없는 순수함
한 번쯤 생각해 보아요

세상 바라보는 눈 
마음속 애증이 싹틀 때
애써 지우고   
그 자리에
다시 심어 보는 박 씨 한 톨    

올해 가을에는
새로 만든 표주박으로 
맑은 물 떠 마시며 
청빈과 겸허의 꽃  
당신 마음 하얗게 피워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