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세레나데 / 정국희
2010.03.22 12:14
빨간 불씨 물고
밤의 실루엣을 켜는 남자
한 모금 연기를 심도있게 뽑아
검은 고요에 천천히 풀어논다
온통 어둠이 불을 만나
따스한 연기를 만드는 동안
만 리 밖 언제나 눈 맞추는 벼리
스무 해 잊고 산 해묵은 안부를
느닷없이 물어오는지
손끝에 걸린 돌연한 물음
황망히 털어내는
뒷 모습이 쓸쓸한 남자
삶 속 비밀 한 조각 품지 않는 자
어디 있으랴
돌아보면 후회 아닌 것이 없는 것을
무슨 오래된 생각을 털고 있는지
적막한 밤 얹고 선 어깨가
한참 동안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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