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을 생각하다 / 박정순
2010.09.13 15:36
생과 사의 고뇌에서 벗어나고자
부귀 영화의 자리 내려 놓은 석가는
해탈을 얻고 부처가 되었다지만
당신과 백년해로한 여인은 어찌 되었을까?
오늘 아침 문득
하필이면 떠나버리고 난 뒤에
남은 사람들의 뒷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돌아오지 않을 길 떠난 님을
기다렸을까?
체념했을까?
아니면 지워버렸을까?
오지 않는 편지를 기다리듯이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듯이
희망을 기다리는 이가
감내해야 할 또 다른 고문
그것이 고행이라고 말한 부처의
뒷이야기가
돌돌 감춘 머리카락의 웨이브처럼
펼쳐 보고 싶은 아침
지난 밤 당신은 편안하게 꿈꾸셨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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