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애-가리마
2019.12.31 18:20
가리마
박인애
평생 한길만 고집했다
꼬챙이 빗으로 정확하게 금 그어 편을 가르고
한 올만 넘어와도 쌈질을 해댔다
반듯해야 가오가 선다고
태양을 이고 살아 구릿빛이 된 두피
지친 머리칼도 하나둘 집 떠나
속알머리 없는 여자 됐다
다른 길을 열었다
머리칼이 곤두섰다
익숙한 자리가 그리운지
실핀을 꽂아도 기어 나왔다
억수로 징한 것이
한 우물 파고 산 제 주인 닮았다
빌려올 머리카락이 남아 다행이다
그마저도 없어지면 종전이다
가르고 말 게 없으니
완벽한 통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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