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옆에서 - 오연희

2004.10.24 10:36

미문이 조회 수:288 추천:18

하루 지나면 값이 곤두박질치는
만개한 국화 옆에서
지독하게 값을 깍아대는
여고동창  얼굴이 퍼드러진 국화보다
야속하다

아들 하나 보다 못한 딸 넷이
한 철 벌어들인 꽃값보다 더 비싼
한복 곱게 차려입고
국화를 들러리 삼아
사진기를 눌러댄다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버지 얼굴에
가을햇살 곱게 내려 앉는다

베개 속 국화 꽃잎
문풍지 속 꽃무늬 이파리
그윽한 아버지 훈기로
겨울을 덥힌다

아버지의 속 울음 소리 깊게 배인
국화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