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의 노래 - 석정희

2004.11.02 12:58

미문이 조회 수:146 추천:20

아무도 모른다
내가 하나의 까만 점인 것을
목숨을 대신하여 나를 지키고 있는
총알같은 이 설움을
아무도 모른다

점은 또 다른 점을 만났다가
더러는 헤어지기도 하지만 나에겐
또 하나의 점이 밖혀있어
달빛 어리는 창가에 노래로 흘러도
아무도 듣는 이가 없다

밤과 낮이 맞물려 하루가 되듯이
내 점과 또 하나의 점이 포개져
유성으로 하늘을 떠돌고 있어도
아무도 보는 이가 없다

내 생애가 마쳐질 어느 날 저녁
이렇게 까만 두 개의 점을
마주 놓고 가만히 드려다 보면
그 안에 누구의 눈물이 괴어 있을까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