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야 - 정용진

2004.12.19 08:25

미문이 조회 수:150 추천:14

사르륵
사르륵
잠든 대지위에
눈발이 날린다.

햇 이엉을 얹은
초가지붕 위에
포근히 쌓이는 눈송이들
솜 이불처럼 따스하다.

내 가난한 심령은
토담집 화롯가에서
호젓이 잠들고
꿈결에
그리운 소녀가
사랑의 노래를 불러준다.

창밖에서는
아직도
소담스러운
함박눈이

사르륵
사르륵
내 영혼의 빈 잔을
가득히 채워준다.